초반 힘 못 쓰는 러시아 ‘돈바스 공세’… 예고전에 불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9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과의 교전에서 깨진 유리창을 통해 현지 주민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대전이 시작되면서 서방의 무기 지원이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군이 본토와 가까워 보급이 쉬운 동부 평야지대에서 맹공격을 시작한 만큼, 이에 질세라 후방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상황을 전하는 기사를 “경주가 시작됐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군사 공격 예상만큼 파괴력 없어
러, 병력·화력 추가 투입 나서
더 큰 공세 위한 준비 시각도

당초 러시아의 침공 직후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시작됐다. 그래서 저격용 소총, 헬멧, 응급의료키트, 암호 통신, 탄환과 견착식 스팅어와 재블린 미사일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를 방어하고 러시아군을 북부에서 격퇴했다. 이후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2라운드 전쟁이 돈바스에서 시작되면서 서방은 곡사포, 대공 미사일, 대함 미사일, 공격용 드론, 장갑 트럭, 장갑 병력 수송 차량과 탱크 등 사거리가 긴 무기들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무기를 계속 공급하면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장악 실패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미국이 더 많은 대포들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돈바스에 화력 집중’을 선언했던 러시아군도 병력을 증파하고 있다. 1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돈바스 총공세에 나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남부 전선에 투입한 전술 대대단(BTG) 수가 지난 24시간 동안 2개 늘어나 총 78개로 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 외에 1만∼2만 명의 외국 용병을 돈바스 지역에 투입한 상태라고 한 유럽 당국자가 AFP통신에 밝혔다. 그러나 18일 시작된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예상만큼 파괴력이 있진 않아 이에 대한 여러 갈래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NYT는 해외 군사 전문가들의 시각을 인용해 현재의 러시아군의 공세는 더 큰 공세를 위한 ‘예고전’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NYT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남동부로 병력과 장비를 여전히 이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처럼 분석했다.

반면, 미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군사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돈바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무관하게 러시아군은 이미 힘이 빠진 병력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이우 퇴각의 원인이었던 러시아군의 병참 문제와 사기 저하가 해결되지 않았을 뿐더러 미국과 동맹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전쟁물자 충당에 애를 먹을 것이란 예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불리해질 것이란 예상이 많아질수록 푸틴이 성과를 위해 ‘핵 카드’를 선택하거나 확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