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 실탄 진압… 1명 사망
독립 이래 최악의 경제난으로 일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는 등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 무능에 정권 퇴진 시위 확산
진압 과정서 1명 사망 13명 부상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뉴스퍼스트와 외신들에 따르면 스리랑카 중부 람부카나 지역에서 전날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도로와 열차 선로를 점거하고, 주유소에 불을 지르려고 해 최루탄을 발포했으나 상황 통제가 어려워 실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 스리랑카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 이후 경찰 총격으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위대는 연료 등 생필품 부족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며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첫 사망자 발생 소식에 시위가 더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람부카나 지역에 무기한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의 친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겠다며 개헌 카드를 전날 꺼내 들었다. 그러나 개헌의 세부 사항은 내놓지 않았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부활절 테러,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외화가 부족해지면서 석유, 의약품, 종이, 식품 등 생필품난이 발생했고 물가는 연일 급등했다. 급기야 지난 12일에는 510억 달러(약 62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