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목욕’ 불편 소막마을, 샤워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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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청이 우암동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내 샤워장을 확장한다. 택시를 타고 ‘원정 목욕’을 가야 한다는 고령 주민들의 호소에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요구했던 공공 목욕탕 건립이 아닌 샤워장 확충 계획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남구청은 우암동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내 샤워장을 확장하기 위해 이달 중으로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남구청은 실시설계용역이 끝나면 올 7~8월 개선 공사에 들어가 9월에는 샤워장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공사의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샤워기 설치 대수 등은 실시설계용역이 마무리돼야 확정된다.

공동체센터 내 남녀 시설 분리
주민 “목욕탕 건립 안 돼 아쉽다”

앞서 올해 1월 소막마을 주민과 남구주민대회 조직위원회 등 20명은 남구청 앞에 모여 공공 목욕탕 건립을 요구(부산일보 1월 20일 자 10면 보도)했다. 이들이 사는 우암동의 목욕탕 2곳 중 1곳은 폐업했고, 다른 한 곳은 오후 2시까지 운영한다. 게다가 소막마을 주변에는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고령 주민들이 택시를 타고 ‘원정 목욕’을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남구청은 공공 목욕탕을 새로 짓기보다 2020년 지은 주민공동체센터 2층의 공용 샤워장 시설을 확장해 개선하기로 했다. 성별 구분이 안됐던 샤워장 공간을 넓혀 남녀 샤워실로 분리하고, 4대에 불과했던 샤워기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샤워장은 당초 성별 분리 없이 공용 공간으로 지어져 주민들은 남녀가 격일로 이곳을 사용해왔다.

당초 공공 목욕탕 건립을 요구했던 이들은 샤워장 확충 소식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남구주민대회 이정은 정책국장은 “어차피 사용할 예산이라면 주민들의 수요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써야 한다”며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수 있는 욕탕이 필요하다고 남구청에 요구한 건데, 샤워장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욕탕을 설치하려면 건물이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건물 구조상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사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가 적은 7~8월에 가능한 한 빨리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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