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닻 올리자마자… 국힘 울산·경남 후보 “반대”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이 국가균형발전 선도 모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자치단체장의 협치가 관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밝히며 원점 재검토 의사까지 내비쳐 파장이 인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인력과 경제력이 부산으로 유출되는 ‘빨대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문제를 풀려면 광역권 내 거점도시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울산 김두겸 “부산에 흡수될 우려 높다”
경남 박완수·이주영, 서부 경남 소외 강조
‘부울경 특별연합’ 원점 재검토 주장까지
KDI “역량 한곳에 모아야 성공” 분석
부산시와 울산시, 경남도는 지난 19일 발효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에 따라 특별연합 행정기구 설치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3개 지자체는 특별연합 단체장과 의장 선출을 비롯해 청사 위치 선정 등의 과제가 산적한 만큼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지만 경남, 울산의 일부 자치단체장 후보들은 부울경 내 또 다른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3개 도시 가운데 산업이나 인구 측면에서 우위인 부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경남의 경우, 국민의힘 박완수·이주영 후보 모두 부울경 특별연합에 부정적이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진행된 경선 TV토론회에서 경남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부울경 특별연합 추진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박 후보는 “서부경남에 대한 확실한 균형발전 대책과 해당 지역 도민들의 합의점이 이뤄졌을 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더 강경한 입장이다. 이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부산 쏠림, 서부 경남에 대한 또 다른 소외, 옥상옥 기구 설치 등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지방선거 후 이런 문제들에 잘 대처해야 한다”며 사실상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두겸 후보는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 의결 중단’을 촉구한 상태다. 김 후보는 지난 14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울경 특별연합은 울산시가 부산시에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송철호 시장과 울산시의회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새로운 시장이 뽑히고,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면 그때 재검토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심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경남지사, 울산시장 후보들이 부울경 특별연합 추진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지방선거 이후 부울경 특별연합 추진에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규약안에 따르면 각 지자체장이 탈퇴 의사를 표명할 경우 막을 방법은 없다.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 제20조에 따르면 ‘가입 및 탈퇴에 관해 지방자치법 제208조에 따른다’고 돼 있는데, 지방자치법 제208조는 ‘가입 또는 탈퇴의 신청을 받은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지방자치단체 의회의 동의를 받아 신청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가입하거나 탈퇴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이 후보들의 주장과 달리 전문가들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광역 연합 내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문윤상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0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자원을 여러 군데 나누기보다는 한곳에 모아 집적경제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광역권 내 거점도시에 혁신성장기업이 모이도록 자원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거점형 지역발전이 일어나면 파급효과가 발생해 주변 지역도 동시에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