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50대 의사 살인 후 밭에 묻어버린 40대
주식 공동 투자자인 50대 남성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밭에 파묻어 유기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이 여성은 범행 사흘 전 지인의 밭에 구덩이를 파놓는 등 살인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경찰 조사에서 속속 드러나 충격을 준다. 특히 경찰은 피의자 혼자 살인과 시신 유기, 은폐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고 공범 가담 여부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50대 남성 의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등)로 40대 여성 A 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6일 밤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50대 의사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시의 한 밭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금정경찰서, 40대 여성 구속
공범 가담 여부 수사력 집중
말다툼 끝 2명 살해 50대도 체포
영도경찰서 범행 동기 등 조사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주식 공동 투자자였던 A 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 6일 오후 8시께 집에서 나왔다. A 씨는 이날 B 씨를 만나 살해한 뒤 미리 파둔 양산지역 한 밭 구덩이에 시신을 유기했다. A 씨는 B 씨의 시신을 차량을 이용해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인 7일 B 씨의 가족은 경찰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CCTV 등으로 B 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은 지난 16일 양산의 한 밭에서 굴착기 작업 사실을 확인해 구덩이에 유기된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땅 주인으로부터 “A 씨가 구덩이를 파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돈 문제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가 피의자 진술과 일치하는지를 통장 내역 등을 조사하며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A 씨가 단독 범행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B 씨가 왜소한 체격이지만 남성인 데다 비슷한 체격의 여성이 혼자서 살인과 시신 유기까지 저지르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범행 과정에 관여한 공범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구속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범행 수법과 동기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말다툼을 벌이다 지인 등 2명을 살해한 5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지인 등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 C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영도구 봉래동 한 주택가에서 지인인 50대 여성 D 씨, D 씨 지인 60대 남성 E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준비한 흉기로 두 사람을 차례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 씨가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 밝혔다. D 씨와 E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세 사람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C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C 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