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의 단막극·베케트 연작…한 극장 두 연극
액터스 소극장, 5월 두 작품 공연
단막극 2편 ‘심야의 지하철 연가’
베케트 연작 마지막 ‘해피 데이즈’
신인 배우의 단막극부터 사무엘 베케트 연작 마지막 작품까지.
5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액터스 소극장에서 서로 다른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심야의 지하철 연가’와 ‘해피 데이즈’ 두 편의 연극은 액터스 소극장 대표인 이성규 연출가의 부산시 문화상 수상 기념 공연으로 준비됐다.
‘심야의 지하철 연가’는 심야의 지하철 승강장을 배경으로 하는 단막극 두 편을 옴니버스 형태로 묶어낸 공연이다. 부두연극단 신인 배우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 작품으로, ‘울고 있는 저 여자’와 ‘오늘 밤은 우리 둘뿐’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막극 ‘울고 있는 저 여자’는 김래임 작가의 동명 희곡을 30분 정도로 축약한 작품이다. ‘오늘 밤은 우리 둘뿐’은 스페인 작가 팔로마 페드레로의 ‘밤의 유희’에 등장하는 아홉 편의 단막극 중 하나를 각색했다.
지하철 승강장의 밤은 고독과 상처, 야성과 본능이 꿈틀대는 공간이다. ‘울고 있는 저 여자’에서 취업 준비생 김승완은 술을 마시고 탄 지하철에서 울고 있는 한 여자를 발견한다. 김승완은 헤어진 여자 친구를 떠올리며 그 여자를 달래기 위해 애쓴다. ‘오늘 밤은 우리 둘뿐’은 심야에 지하철 승강장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중년 남녀의 하룻밤을 그린다. 김승완, 이동현, 이서영, 정안지 배우가 출연한다. 5월 1~4일(평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4시) 공연.
‘해피 데이즈’는 이 연출가의 사무엘 베케트 연작 마지막 작품이다. 부산에서 초연되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 ‘행복한 나날들’ ‘행복한 세월’ 등으로 번역·소개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해피 데이즈’는 여러 번역본을 비교·검토해 공연에 적합한 언어로 축약한 것이다. 이 연출가는 그동안 ‘마지막 테이프’ ‘대사 없는 1막’ ‘고도를 기다리며’ ‘승부의 종말’ ‘쓰러지는 모든 것들’ 등 베케트의 작품을 연출했다.
‘해피 데이즈’에는 영원한 낮만 있는 뜨거운 태양 아래 아내 위니와 남편 윌리가 등장한다. 1막에서 흙더미에 허리까지 묻혀 있던 여인 위니는 2막에서 목까지 묻혀 버린다. 점점 악화되는 존재 조건 속에서 위니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행복한 나날을 이야기한다. 실존적 위기를 통해 존재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5월 11~14일(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공연.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