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포트폴리오
이원석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 과장
미국 예일대학교의 기금운용자인 데이비드 스웬슨은 약 35년간 연평균 약 13%의 수익률로 S&P500 지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며 기금을 약 30배 성장시켰다. 35살의 개인이 1억 원의 자금을 매년 13%씩 복리로 운용한다면 65살에 약 30억 원의 은퇴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수익률이다. 그가 꾸준한 수익의 비결로 꼽고 있는 것은 ‘자산배분’이다. 주식편향적인 장기투자와 다양한 자산군을 이용한 분산, 역발상 투자를 실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투자의 안정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그의 저서 ‘포트폴리오 성공운용’에서 강조하고 있다.
자산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한 가지 섹터의 자산이 계속해서 좋지 않다는 역사적 사실에 있다. 예를 들면 2020년에는 금, 2019년에는 미국 대형주, 2018년에는 글로벌채권, 2017년 신흥국주식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개인이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국내 투자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시장을 대상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GDP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고 있고, GDP 세계 비중이 약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 전통적인 투자자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2019년부터 해외주식 비중이 국내주식 비중을 넘어섰다. 물론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도 점차 해외자산 투자 경험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주식, 베트남펀드, 미국 대형기술주, 브라질 채권정도에 투자되고 있다. 이때 개인이 투자한 해외자산들은 본인이 사전에 수립해 두었던 자산배분 원칙에 의거한 투자라기보다는 특정 시점에 많은 관심을 끌었던 투자테마에 충분한 검토 없이 투자한 결과인 경우가 많다. 또 환율 변동성, 유동성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해 없이 협소한 투자 테마에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한계로 생각된다.
개인이 삼성전자와 같은 종목 몇 개를 선정해서 기업의 활동, 재무제표, 뉴스 등을 파악하며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선진국 주식 등의 광범위한 투자자산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면서 투자를 지속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국내금융시장이 성숙될수록 글로벌 자산배분에 대한 이해와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증권사의 모델포트폴리오 혹은 글로벌 금융사, 패밀리오피스의 자산배분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EMP펀드, OCIO(위탁운용)펀드, TDF, ETF등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