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든 ‘대천천 생물도감’ 3년 만에 빛 봤다
부산 북구의 대표적인 생태하천, 대천천 일대의 동식물을 소개하는 생물도감이 약 3년간 이어진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노력 끝에 마침내 출간됐다. 이들은 출간된 생물도감을 인근 학교, 도서관 등에 비치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생태교육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지역 환경단체 대천천네트워크는 북구 화명동 대천천환경문화센터에서 <대천천 생물도감>(사진) 출간 기념회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2일 열린 행사에는 정명희 북구청장을 포함해 화명2동 주민자치회, 대천천네트워크 회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대천천네트워크 ‘출간 기념회’
동식물 600여 종 설명·사진 담아
850권 우선 발행… 학교 등 기증
300쪽가량의 소책자로 구성된 생물도감에는 대천천 일대에서 발견되는 동식물 600여 종에 대한 설명과 사진이 담겼다. 대천천은 금정산에서 시작돼 북구 화명동을 지나는 길이 5.5km의 도심하천이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에서 대천천에 A급을 부여하는 등 부산에서 가장 물이 깨끗한 하천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천천네트워크와 화명2동 주민들은 대천천 일대에서 열린 생물다양성 탐사대회 등을 통해 약 3년간 대천천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자료를 수집했다.
2019년 대천천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탐사대회에서는 전문가, 시민탐사단 등 140명이 참여해 대천천 일대의 동식물을 조사했다. 현장조사결과 대천천 일대에서는 플라나리아, 은어 등 1~2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종이 발견돼 생태환경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북구 화명2동 주민자치회는 대천천 생물도감 출판을 마을 의제로 상정하고 지난해 6월 주민총회를 열어 대천천 생물도감 출판을 결정했다. 북구청 측은 약 800만 원의 구비를 투입해 생물도감 출판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다.
책 출간을 주도한 대천천네트워크 측은 850권을 먼저 발행하고 이를 인근 학교, 도서관 등에 기증해 환경교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천천네트워크 강호열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대천천 생태환경을 활용한 환경교육에 30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했는데, 학생들이 곤충학자와 같은 환경 전문가의 꿈을 키우는 등 교육효과가 뛰어났다”면서 “이 책을 지역 학교에 기증해 어린 학생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생태계의 보고인 대천천을 보호하고 환경을 널리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