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국방, 우크라서 젤렌스키와 면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서방 정상들의 잇단 키이우 방문에 이어 미국 외교와 국방 수장의 방문이 러시아에 어떤 메시지를 주게 될지 주목된다.
침공 후 최고위급 인사 첫 방문
러에 경고 메시지 의도로 풀이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국무, 국방장관이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공식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한 뒤 우크라이나에 군사 차관 3억 2200만 달러(약 402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적 지원도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현재 슬로바키아 대사인 브리지트 브링크를 지명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러시아 침공 직전 폴란드로 철수했던 자국 외교관을 이번 주부터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전쟁 후 키이우를 찾은 유럽 정상들처럼 폴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로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영공은 피격 우려 탓에 사실상 항공기가 뜰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최근 ‘2단계 작전’을 선언하고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의 해안선을 따라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전 지역의 전투가 격렬해지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문은 전쟁 중인 키이우를 직접 방문함으로써 ‘적국’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두 장관의 방문이 우크라이나가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러시아에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서방 지도자급 인사들의 잇단 우크라이나 방문은 민간인 집단학살 의혹 이후 러시아를 향한 서방국 대중의 분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키이우에서 25일 오전 폴란드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권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