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중이염, 한약·약침 치료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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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육부에 대입해 볼 때 귀는 콩팥(신장)에 해당한다. 콩팥의 기능을 보강해서 면역을 키우는 것이 중이염 치료의 핵심이다. 수림한의원 김유석 원장이 어린이 환자에게 침치료를 하고 있다. 수림한의원 제공

중이염은 한방 치료로 가능할까. 급성 중이염은 물론이고 만성 중이염인 경우에도 치료가 된다. 면역이 떨어졌거나 몸이 허한 경우에는 재발이 잦기 때문에 특히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중이염은 감기에 잘 걸리고 밥도 잘 안먹는 허약한 아이들은 재발의 악순환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성인도 술과 스트레스로 인해 재발을 잘 한다. 딸기코나 얼굴에 붉은 열독이 잘 생기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면역 저하 따른 감기·비염이 원인
5~6세 유아기에 특히 잘 걸려
체질별 처방, 감기 치료 하면 해결
만성 땐 산삼약침·녹용약침 효과
인체 면역 향상이 근본적 치료법


■면역 저하상태, 유소아층 빈발

귀 안쪽의 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를 중이라고 한다. 중이에 염증이 생긴 것을 중이염이라고 한다.

만성 중이염이 되면 중이의 염증으로 인해 진물이나 고름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고막이 천공되거나 청신경이 손상을 받으면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중이염은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감기나 비염으로 인한 염증 때문에 생긴다. 세균 등의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상적인 면역이 이뤄지고 있는 사람은 중이염이 잘 생기지도 않고 생기더라도 금방 낫는다.

특히 5~6세 이하의 유소아가 중이염에 잘 걸린다. 이유는 성인에 비해 이관이 거의 수평으로 놓여 있고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감기가 걸렸을 때, 주로 감기가 나을 무렵에 발열과 함께 귀의 통증이 있으면 중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아이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가 귀를 잡아당기거나 만지거나, 작은 소리에 평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거나, 귀에서 분비물이 나온다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이염 치료

상기도 감염, 즉 감기에 의한 급성 중이염은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출성 중이염이나 만성 중이염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중이염과 감기를 풍한, 풍열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감기를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중이염도 해결된다. 적절한 약물과 약침 처방을 하면 재발없이 치료가 된다.

만성 중이염인 화농성, 삼출성(장액성, 점액성) 중이염은 우선 농을 배출시키는 약물을 쓴다. 기혈이 모두 허해진 경우는 팔물탕, 십전대보탕 같은 약을 처방한다. 간신의 음이 허해진 경우에는 육미지황탕이나 좌귀음가미방 같은 약들을 환자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외치법으로는 귀에서 열이 나고 진물이 나올 경우 활석, 석고, 천화분, 방풍을 각 1돈, 용뇌 1푼을 곱게 가루내어 귓속에 뿌리면 멎는다고 동의보감에 나와있다.

체질적으로는 소음인은 몸이 냉하고 비교적 잔병치레가 많은 체질이므로 중이염에 잘 걸린다. 초기에는 콩팥의 기운이 머리 얼굴 등에 충분히 못 올라와 외부의 바이러스나 감염을 방어하지 못해서 생기므로 기운을 북돋우는 약을 쓴다. 만성이 되면 비위장의 기운이 약해져 아래로 내려오는 기운도 약해지므로 식욕부진과 소화장애로 인해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이를 해결하는 약을 써서 면역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소양인은 열이 많은 체질이므로 초기에는 열을 내리거나 전신의 기운을 조절하는 약을 쓰면 무난하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성으로 이미 진행된 경우 체질적으로 많은 열을 제어할 음기가 부족해진 것이므로 콩팥의 음기를 북돋우는 약을 꾸준히 써야 한다.

태음인의 경우 초기에는 감기치료에 준하게 약을 쓰면 된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찌꺼기가 많이 쌓이고 전신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편이므로 초기에 관리를 못하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인 경우 스트레스로 편도염이 원인이 된 경우는 화병에 준하는 약을 주로 쓰고, 전신의 허약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기혈을 북돋우는 약을 주로 쓰게 된다.

수림한의원 김유석 원장은 “중이염의 경우 약침 치료가 대단히 효과적이다. 초기 풍열이 원인이 된 경우는 가볍게 풍열을 제거하는 약침을 쓰고 열이 심해서 열독이 된 경우에는 열을 식히는 황련해독약침이나 영지같은 약침을 쓰게 된다”며 “만성이 되어서 기혈이 허약해지고 소통이 매우 안되는 경우에는 상태에 따라서 산삼약침이나 녹용약침 등을 적절히 쓰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활속 예방 및 관리법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비염, 축농증 편도염, 아데노이드 질환이 있으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면서 감기 환자가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외출 시에 마스크나 스카프로 목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코를 세게 풀면 귀와 코의 압력 차이로 균들이 귀로 들어가기 쉽다. 코를 풀 때는 한쪽씩 풀어서 귀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수유할 때는 바닥에 눕히지 말고 비스듬히 안아서 먹이도록 한다. 또 젖병 대신에 숟가락, 컵을 이용하면 젖병을 빨 때 귀의 압력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목욕이나 물놀이 가서 코나 입에 물이 들어가면 중이로 물이 들어가서 세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빨리 말려주어야 한다. 이때 귀를 파지 말고 귀를 아래로 향해 누워있거나 드라이기의 약한 바람으로 귓속을 말려주는 것이 좋다.

김유석 원장은 “한방에서는 질병이 생겼을 때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사람의 면역을 올리는 것이 더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본다. 정상적인 면역을 가지고 있다면 오지 않을 병이 중이염이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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