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악재’에… 국힘 PK 권력 교체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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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거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PK) ‘지방권력 교체’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울경 지선 공천작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데다 보수 진영의 분열로 대부분 지역에서 ‘일(一) 대 다(多)’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당 지도부를 비롯한 중진들은 극도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3대 악재’에 PK 지선 전략이 심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지부진 늘어지는 공천 확정
분열로 ‘진보 vs 보수 다자’ 우려
지도부·중진 무기력까지 더해

국민의힘은 지난 주말 부산시당 공천관리위를 열어 전체 16개 기초단체 중 4곳(중, 강서, 사상, 수영)만 후보자를 최종 결정했을 뿐 12곳의 후보자는 결정하지 못했다. 3곳은 중앙당 공관위에 위임한 상태이고, 2곳은 공천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7곳의 경선지역에선 이번 주말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다음 주 후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빨라도 5월 첫째 주에 공천자 윤곽이 드러나는 것이다. 민주당이 2곳(동래와 기장)을 제외하고 전원 공천자를 확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시당 관계자는 25일 “중앙당 공천자 대회(5월 11일) 때까지는 공천작업을 모두 마칠 것”이라고 했지만, 모 후보자는 “이런 식으로 공천자 결정을 미루다간 후보의 경쟁력은 저하되고 내부 분열만 심화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울경 보수 진영의 분열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공천 후유증이 표면화되지 않은 곳은 부산 전체에서 사상과 수영 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지역에선 국민의힘 공천에 불만을 품은 후보들이 최소 1명 이상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태세다. 1명의 민주당 후보에 여러 명의 보수후보가 대결하는 ‘다자 대결’ 구도가 굳어지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이대로 가면 부산 기초단체 절반이 민주당에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유력 선거 전문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북, 남, 해운대, 부산진, 사하, 사상 등 6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꼽기도 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금정구청장 경선에 참여한 4명의 후보들이 24일 공정 경선과 원팀 구성에 합의해 눈길을 끌었다.

부울경 중진 정치인들의 무기력도 ‘지선 위기론’에 한몫한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에는 3선 이상 중진이 12명이나 되지만 ‘어른’다운 역할을 하는 정치인은 단 1명도 없다. 지역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세대 교체 흐름에 역행하는 ‘낙하산 공천’이나 ‘밀실 공천’에 중재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중진은 ‘내 사람 심기’에만 매달리고 있다.그렇다고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부울경 공천을 챙기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의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20대 대선 승리와 높은 정당 지지도만 믿고 유권자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공천을 했다가는 큰코다칠 것”이란 경고를 잇따라 보내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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