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앞바다에 뜰 세계 첫 해상도시 모델 오늘 공개
부산시와 유엔 해비타트, 해상도시 개발 기업 ‘오셔닉스’가 손잡고 추진해 온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시범 모델이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 해상도시는 유엔 해비타트와 오셔닉스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추진해 온 프로젝트로, 세계 각지에서 대상지를 물색하다 부산시와 만나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가게 됐다. 지속가능한 해상도시는 그동안 해상에 부유식 구조물을 설치해 에너지, 물, 식량 등을 자급자족하고 자원재활용까지 가능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기본 개념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뉴욕서 유엔 해비타트 원탁회의
박은하 시 국제대사 참석해 연설
해수면 상승 대비한 모듈형 도시
실제 적용할 시범 모델 선보여
부산시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현지 시간 26일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간 26일 오후 10시 30분)에 열리는 유엔 해비타트 원탁회의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추진을 공표한다고 25일 밝혔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 모드 샤리프 유엔 해비타트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고위 인사, 각국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이날 원탁회의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영상으로, 또 박은하 부산시 국제관계대사가 직접 참석해 ‘세계를 위해 한국이 만들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날 원탁회의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해상도시 사업시행자인 오셔닉스가 준비해 온 세계 최초 해상도시 시범 모델이 공개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오셔닉스는 글로벌 전문가들이 참여해 시범 모델을 설계했는데 이번 유엔 해비타트 원탁회의에서 실제 부산에 적용할 시범 모델을 최초 공개한다.
오셔닉스는 그동안 ‘오셔닉스 시티’라는 명칭으로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기본 개념을 표현해 왔다. 이 도시는 최대 300명까지 자급할 수 있는 6각형 모듈인 ‘네이버후드’가 가장 작은 단위로, 모듈 6개가 모여 하나의 마을(빌리지)을 이루며 빌리지 6개가 다시 하나의 도시를 구성하는 형태다.
부산시 등이 추진해 온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모델은 최대 1만 명까지 거주가 가능하며, 각 모듈은 이동이 가능해 필요에 따라 위치를 바꿀 수 있고 해수면 변화에 따라 도시 전체를 통째로 이동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추게 된다.
나아가 해안가를 매립하는 것이 아니어서 해양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며, 폐기물 제로 순환시스템, 폐쇄형 물 시스템, 식량 생산, 탄소중립 에너지, 혁신적 모빌리티, 연안 서식지 재생 등 6개 통합 시스템이 적용되는 친환경 자급자족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 개최 전까지 부산항 북항 앞바다에 해상도시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 달 곧바로 자문단·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어 2023~2026년에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관련 인·허가 부서 협의를 거치면 2027년 시범 사업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4월 유엔 해비타트가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계획을 공표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부산에 처음 구체화되는 것이어서 향후 부산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국내외에서 전문가나 행정가,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부산 모델을 본뜬 해상도시들이 세계 각지에 건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