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 논리로 가덕신공항 사사건건 ‘태클’… 막판 ‘뒤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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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마피아 농간 안 된다] 어떻게 방해했나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역주민들의 여망이었던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35년 완공’이라는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에 대한 지역의 비판 목소리가 크다. 2030년 엑스포에 대한 대비는커녕, 이보다 5년 뒤에야 신공항이 개항할 경우, 현재 4단계 확장공사를 진행 중인 인천공항 집중이 더욱 강화되고 여객과 화물 수송이 인천공항 중심체제로 개편되면서 신공항 개항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더욱이 정부는 앞으로 가덕신공항이 개항할 예정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기존 김해공항 시설개선은 아예 외면할 가능성이 커 부울경 주민들은 한참 동안 불편하고 번잡한 공항을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시간표가 짜인 것은 국토교통부 내 ‘항공마피아’ 카르텔이 지금도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공항, 정부 용역과제 6번·백지화 2번
정치적 이해 관계 속 국토부 훼방꾼 노릇
지난해 부당성 강조하며 특별법 막기도
‘2035년 완공’ 카드로 인천공항 몰아주기

■‘항공마피아’ 카르텔

2002년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지역 상공계에서 신공항 추진을 요청하자 임기 막바지 2006년 12월에 정부부처에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하지만 임기 말이라 검토 자체가 유야무야됐다. 이명박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취임 후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간 갈등을 핑계 삼아 아예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했다. MB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등을 내세운 정부임을 감안하면 지방공항 건설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공항에 대한 열망이 식지 않은 가운데 PK와 TK의 민심이 첨예하게 대립되자 박근혜 정부는 프랑스파리공항공단(ADPi)에게 맡겨 입지조사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16년 ADPi는 신공항 건설이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6번이나 정부 용역과제로 검토됐고 백지화도 2번이나 됐다.

이처럼 신공항 사업이 정부 용역과제로만 6번, 백지화가 2번이나 된 것은 정치적인 이해 관계가 작용한 것이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토부는 한 번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적은 없고 오히려 훼방꾼 노릇을 해 왔다. ADPi 발표 수년 후 국토부 출신의 한 공공기관장은 취재 기자에게 “당시 용역은 TK의 민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방공항 개념 자체가 없어

2018년 10월 국토부 국감에서 당시 김석기 의원은 “장관님, 김해에서 LA 두바이 헬싱키로 가는 수요가 매우 많다. ADPi가 조사를 했는데 LA까지는 주 10회, 헬싱키는 주 8회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국토부가 해결해 주지 않으니 부산 사람들이 인천 가서 비행기타고, 일본 간사이 가서 비행기를 탄다. 국적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민들 불편을 고려 않고 국적사만 보호하나. 항공마피아와 부패사슬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공항공사 사장 출신으로, 항공노선에 대해선 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예. 위원님 말씀에 공감한다. 특정항공사 이익을 고수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고 넘어갔다. 이처럼 공항공사 사장 출신도 항공마피아란 말을 쓸 정도로 국토부의 수도권 일극주의, 인천공항 제일주의는 심각한 실정이다. 아예 지방공항을 배려하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국회 국토위원들에게 가덕신공항 건설에 28조 6000억 원이 든다며 신공항 건설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특별법을 막으려고 했다. 특히 이 자료는 국토부의 뜻대로 중앙 언론 대부분이 주요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토부는 건립추진단을 만들고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건립추진단을 세종시에 설치할 때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신속한 추진을 당부한다”고 말했지만, 그 결과 나온 것이 ‘2035년 완공’이라는 용역 결과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안전한 공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이번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인천공항에 몰아주기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변성완 전 부산시장 직무대행은 “국토부에는 지방공항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오직 인천공항만 바라보고 있고, 이들이 바로 항공마피아다. 윤성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만큼 2030부산월드엑스포 이전 가덕신공항 개항을 밀어붙여야 한다. 그리고 항공마피아 손에 움직이는 국토부 내부를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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