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김한표 “이건 정의가 아니다”…거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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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표 전 국회의원은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처음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6‧1 거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캠프 제공 김한표 전 국회의원은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처음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6‧1 거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캠프 제공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공정과 상식이 아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일 뿐이다.”

6·1 경남 거제시장 선거 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한표(67) 전 국회의원이 당 결정에 불복해 무소속 신분으로 선거에 나선다.

지역 내 지지기반이 공고한 재선 전 국회의원의 출마 강행으로 선거 판세도 적잖게 요동칠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처음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김범준(53) 거제정책연구소장, 박종우(51) 거제축협장, 정연송(62) 거제비전연구소 이사장 3명을 대상으로 거제시장 후보 경선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함께 공천을 신청한 김 전 의원을 비롯해 신금자(69) 시의원, 윤호진(57) 거제미래개발전략연구원장, 황영석(64) 칼럼니스트는 컷오프됐다.

김 전 의원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중앙당은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김 전 의원은 이를 두고 “공정하지 못하고 비상식적인 치졸한 정치적 폭거”라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공정하고 상식적인 경선에 참여한다면 저는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순응하겠다고 몇 번씩이고 천명했다”며 “그런데 납득할 수 없는 공천 경선 배제로 산산조각이 난 상태에서 더 이상 국민의힘에 머무를 수가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협위원장인 서일준 의원을 향해 “혹시 민주당 후보에게 시장직을 그냥 넘겨줘야 할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것인가? 만약, 변광용 시장이 이번 선거에 떨어져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경우, 본인과 맞붙을 거 같아 부담된 거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서일준 의원에게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아직 살아있고 뜻을 같이해 주시는 시민의 힘이 있다. 여러분의 선택이 후회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해 ‘지금과 다른 거제’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거제시장 선거전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김한표 전 국회의원은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처음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6‧1 거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캠프 제공 김한표 전 국회의원은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처음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6‧1 거제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캠프 제공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세계 굴지 조선소 2곳의 사업장이 있는 거제는 명실상부 ‘조선도시’다.

진보·야권 성향의 조선업 종사자들이 전체 인구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색은 철저히 보수였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고 1995년 민선 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후 줄곧 보수당이 집권했다.

그러다 2017년 조기 대선 이후 대통령 2명을 배출한 ‘정치 명당’으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시대가 열렸다.

시장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꿰찼다.

비록 총선에서 져 기세가 꺾였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4.69%를 득표하며 김해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어서다.

최근 남부내륙철도, 한·아세안국가정원,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슈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만큼 충분히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여기에 보수층 지지기반이 공고한 김 전 의원이 본선에 나설 경우, 보수표가 분산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통영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강석우 후보가 민주당 후보였던 강석주 현 시장에 단 1.3%, 930표 차로 졌다.

패인은 보수 성향의 진의장 전 시장의 출마였다. 진 전 시장이 17.26%를 쓸어 담으며 민주당에 신승을 안겼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변광용(56) 현 시장을 공천해 본선 채비를 마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선 후유증 봉합부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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