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씨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경찰에 제출한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채널A는 2019년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계곡에서 이 씨가 촬영한 영상 일부를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이 씨가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초기 수사를 맡은 경기 가평경찰서에 제출한 것으로, 피해자인 A 씨와 공범 조현수(30), 또 다른 공범으로 지목된 B 씨(30)가 등장한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수면 위 4m 높이의 바위 위에 올라서서 다이빙할 장소를 찾고 있지만, A 씨는 주저앉아 바닥을 짚고 있는 상태다. 이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조 씨에게 "어디로 다이빙 해" "튜브가 떠다니는 곳에 다이빙 해" 등을 말하는 목소리와, 조 씨가 다이빙 시범을 보이고 A 씨를 괴롭히는 모습도 담겼다.

이은해가 제출한 다이빙 영상. 채널A 캡처

이 영상이 촬영되고 약 7분 뒤 A 씨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고, A 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다만 A 씨가 입수하는 장면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영상분석 전문가 황민구 소장은 해당 영상이 편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 소장은 "사건의 진실을 위해 원본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상은 화질 자체가 압축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A 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린 이들이 당시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른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또 지난 22일 이 씨와 조 씨의 구속기간을 연장해달라며 법원에 연장 허가를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5일까지 구속기간을 늘렸다.

이 씨는 지난 20일 조사 때부터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거부하고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법원이 선정한 국선변호인은 당일 인천지검 청사에 갔다가 이 씨의 의사를 확인한 뒤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가족을 통해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던 체포 직후와 달리 구속 이후 진술에 참여하고 있으나,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