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국제선 늘려 달라더니… 운항 미루는 항공사들
내달부터 김해공항 국제선 승인 노선이 3개에서 8개로 늘어나지만 정작 그동안 ‘국제선 노선을 늘려 달라’던 항공사들은 늘어난 노선 운항에 소극적이다. 대부분의 노선이 사실상 6월 이후에나 운항할 계획이어서 가정의 달을 앞두고 김해공항을 통한 가족 해외여행을 기대하던 동남권 시민들의 아쉬움을 낳고 있다. 5월 성수기를 겨냥해 국제선 운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인천공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후쿠오카 등 5개 노선 추가 승인
5월 재개 기대했지만 6월 이후로
에어부산, 계획보다 축소 운항도
25일 부산시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 국제선 5개 노선(후쿠오카, 세부, 다낭, 방콕, 싱가포르)을 5월부터 운항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은 기존 3개 노선(칭다오, 사이판, 괌)에 추가 5개 노선을 더해 8개의 국제선 노선이 5월부터 운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추가 5개 노선 중 후쿠오카와 다낭, 세부 노선은 에어부산에서 운항한다. 방콕 노선은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나눠 운항하고, 싱가포르 노선은 제주항공이 운항한다.
그러나 정작 5월부터 운항될 것으로 기대됐던 노선 중 상당수가 운항 계획을 6월 이후로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다낭 노선의 운항을 6월 29일(수·토요일 주 2회)에 재개할 예정이다. 세부 노선의 운항은 7월 15일(월·금요일 주 2회)부터다. 후쿠오카 노선은 5월 31일부터 운항하기로 해 겨우 5월 운항 재개 일정을 지켰지만, 사실상 6월 운항 재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나마도 당초 주 2회 계획을 주 1회로 축소했다.
제주항공(방콕·싱가포르 노선)이나 진에어(방콕 노선)의 경우 아직 운항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운항 재개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김해공항을 통한 승객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다낭과 세부 노선은 본격적인 여름이 되어야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운항 재개 일정을 그 시기로 맞춘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후쿠오카 노선은 (역시 수요가 적을 것으로 전망돼)여행 시즌에 맞추기보다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민의 해외여행 편의성 증진을 이유로 국제선 노선을 늘려 달라고 주장했던 항공사들이 정작 노선이 늘어나자 승객 수요가 부족하다며 운항 일정을 미루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부산시 강희성 공항기획담당관은 “김해공항 국제선 추가 노선의 운항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항공사들과 협의해 좀 더 이른 시기에 노선이 정상 운항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