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찬’ 이장군 “항저우AG서 카바디 금메달 따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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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뭉치면 찬다 시즌2’에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카바디의 간판 이장군이 올해 9월에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을 다짐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카바디 선수 이장군(31)은 JTBC 프로그램 ‘뭉치면 찬다 시즌2’에서 단단한 체격과 뛰어난 축구 실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로 인해 국내에선 생소했던 카바디란 스포츠가 대중에게 좀 더 알려지게 됐다. 이장군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부산 사나이’다. 올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카바디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기 위해 고향 부산을 찾은 이장군을 만났다.


부산서 나고 자란 ‘부산 사나이’
종주국 인도서 억대 연봉 받아
비인기 종목 알리는 계기 출연
방송 후 알아보는 사람 많아져
“부산이 키운 스포츠 응원 부탁”


-방송 출연 이후 인지도가 높아졌다. 가장 달라진 점은.

“알아봐주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 인도에서 맛보던 기분을 한국에서도 느낀다.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아! 카바디 선수’라며 바로 알아보는 게 새롭다. 예전엔 일일이 카바디에 대해 설명해줘야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많이 없어졌다.”

-‘뭉치면 찬다(뭉찬) 2’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MBC ‘쓰리박:두 번째 심장’이란 프로그램에 박세리 감독님의 초대로 출연한 적이 있다. ‘뭉찬’ 제작진이 그걸 보고 시즌2 오디션 참가 요청을 해왔다. 비인기 종목인 카바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바로 응했다. 또 시즌1이 시작할 때 카바디가 인기 스포츠였으면 나도 출연할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바람이 실현돼 기뻤다.”

-다른 종목 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며 시합해본 느낌은.

“각 종목 국가대표이고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 본 선수들이라 그런지 다들 ‘승리욕’이 대단하다. 시합에서 지게 되면 표정들이 안 좋고 분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안정환 감독님도 이기려는 의지가 강하시고. ‘예능’이라고 절대 가볍게 하지 않는다.”

-첫 출연 때 허벅지로 수박 깨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제작진이 제 다리 근육을 보고 수박 깨기를 먼저 제안했다. 이전엔 해본 적이 없었다. 카바디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의지였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오디션 직전에 딱 한 번 연습해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카바디 종주국 인도에선 ‘BTS급 인기’라고 들었다. 연봉도 억대였다고.

“그 정도는 아니고…좀 (인기) 많았다. 인도는 프로선수 연봉을 경매시스템으로 책정한다. 선수들의 전 시즌 기록과 경력을 평가해 A·B·C 등급으로 나눈다. 경매장 같은 곳에서 각 팀 담당자들이 액수를 제시하는데, 가장 높은 금액을 매긴 팀과 계약을 맺는다. 최고 1억 5000만 원(리그 3위)까지 받았다. 선수가 팀을 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소속감이 강하진 않다.”

-처음엔 축구 선수를 꿈꿨다가 카바디를 하게 됐다고.

“왼발잡이인 저를 보고 중학교 축구부 감독님이 테스트를 제안하셨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 그땐 아버지 병원비 등으로 형편이 어려웠다. 테스트 보고 오는 길에 어머니와 함께 울기도 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중에 카바디 훈련을 보게 됐고, 코치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카바디란 스포츠가 지닌 매력과 장점을 꼽는다면.

“카바디는 ‘공 없는 럭비’로 보면 된다. 공 없이 손발로 터치하는 게 럭비와 유사하다. 가장 큰 매력은 단체종목과 개인종목이 혼합된 경기라는 거다. 공격할 땐 혼자서 상대 진영 7명을 상대(개인)하고, 수비 땐 7명이 손잡고 호흡 맞춰서 대응(단체)해, 두 가지 특성을 지녔다. 또 격투기·씨름처럼 박진감 넘치면서 수 싸움도 치열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목표는 금메달인가.

“당연히 금메달이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때 종주국 인도를 이긴 경험도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 새 대한카바협회장님과 협회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분위기도 좋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인도를 이기고 결승에서 이란에 졌다. 첫 결승이라 긴장도 됐고, 선수들 모두 너무 조심스럽게 경기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을 딴 뒤 인터뷰에서 다음 대회에선 메달 색깔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 약속은 지켰으나, 실력 발휘를 못한 아쉬움이 컸고 모처럼 언론들의 관심에 대한 고마움도 섞여 눈물도 났다.

-부산 팬과 시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카바디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통해 도입됐다. 협회도 부산에 있고, 동의대를 비롯해 부산 출신 상당수가 이번 대표에 선발될 듯하다. 부산이 키운, 부산 대표 스포츠나 마찬가지인 카바디를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란다. 항저우에서도 반드시 메달 색깔을 바꾸겠다. ‘금빛 메달’을 목에 걸고 오겠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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