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위크 열려 부산이 같이 들썩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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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희 (사)아트쇼부산 이사장

“해외나 서울에 안 가도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부산에 구축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손영희 (사)아트쇼부산 이사장은 아트부산이 만들어온 10년간의 성과를 이야기했다. ‘아트페어가 뭐냐’고 묻는 사람이 더 많던 시절 ‘아트쇼 부산 2012’가 처음 문을 열었다. “주변에서 ‘부산에서 문화행사는 안 된다’는 부정적 조언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해외를 다니며 산업 전시를 많이 봤기에 아트페어가 생기면 사람들이 부산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죠.”

전시환경 업그레이드 등 차별화 나서
문체부·예경 평가서 2등급 ‘최상위’
해외·서울 안 가도 좋은 작품 감상 가능

처음에는 관람객 모객도 갤러리 유치도 힘들었다. 기관마다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가까운 일본 등 아시아 갤러리를 중심으로 유치 활동을 펼쳤다. 시간이 지나니 갤러리가 다른 갤러리를 소개하고, 지역 내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2019년 아트부산은 쾨닉, 알민레쉬, 페레스프로젝트, 소시에테, 에프리미디스 등 유럽 주요 갤러리의 국내 아트페어 첫 참가를 끌어내 주목받았다. ‘좋은 갤러리 유치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세우고 갤러리를 탐색·관리한 결과였다.

“서울에서도 많이 찾아오고, 주요 화랑을 어떻게 유치했느냐고 묻는 이도 많았어요. ‘5월 되면 아트부산 가야지’하고 스케줄을 잡는 분들이 생겨나고, 언제 어떤 행사를 하는지 문의도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아트부산에 새로운 전기가 됐다. 팬데믹을 겪으며 ‘프리미엄 아트페어’로 방향을 전환했다. 손 이사장은 아트페어 숫자가 50개가 넘을 정도로 호황인 국내 미술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해외 우수 아트페어를 찾아다니다 보니 VIP 우수 컬렉터 유치, 전시환경 업그레이드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트부산은 VVIP 우대 프로그램과 미술관급 특별전시를 마련했다. 2.2m로 시작한 전시장 가벽을 대형 작품을 걸 수 있게 꾸준히 높여 3.6m까지 올리고, 국내 아트페어 최초로 트러스와 작품용 조명 설치도 시도했다.

아트부산은 최근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1년 아트페어·비엔날레 평가 결과’에서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와 함께 2등급으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1등급을 받은 아트페어는 없다. 손 이사장은 “아트부산이 국내에서 명성 있는 아트페어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부했다.

국내 미술시장이 뜨겁다. 가을에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도 한국에 진출한다. 손 이사장은 “한국 미술시장이 더 확장되고 두꺼운 컬렉터 층이 형성되는 순기능이 있을 것”으로 봤다. 대신 로컬 미술시장이 가진 특색을 잃지 않도록 지역에서 관심을 더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2022 아트부산은 5월 12일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다. “아트바젤의 경우 아트페어가 열리는 건물 밖에 지역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무슨 전시가 열리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현수막이 걸립니다. 아트부산 기간에 부산이 아트위크로 같이 들썩이면 좋겠습니다. 미술관·갤러리·대안공간에서 좋은 기획전이 줄줄이 열리고, 특색 있는 위성페어가 곳곳에서 열리는 형태로 협업이 이뤄진다면 부산 미술 전체의 인프라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사진=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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