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중재안’ 법사위 심사 돌입… 민주, 입법 강행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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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의장실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파행 위기에 따른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박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6일 오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검수완박’ 입법으로 불리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 들어갔다. 소위 ‘검수완박 중재안’ 입법을 위한 후속 작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소위에서 법안 조문 작업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인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안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이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27일 국회 본회의 소집을 요청한 상태다.

여야 원내대표 ‘재논의’ 합의 실패
권성동, 의총서 “판단 미스 죄송”
장제원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것”
박홍근, 27일 본회의 소집 요청
정의당도 중재안 입법 찬성 재확인

박 원내대표는 특히 “기존에 합의했던 두 개(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에 더해 공직자범죄까지는 현행 합의사항대로 4개월 이후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부패범죄·경제범죄에 선거범죄까지 셋은 유예하되 부칙에 1년 6개월 후 폐지한다는 내용을 조문으로 담자고 요구했다”며 국민의힘에 이날 재조정안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물밑 협상에서 민주당이 한 걸음 더 양보했으나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입법 추진의 정치적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읽힌다.

이날 국회 상황을 종합하면 박 의장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정당의 요청대로 본회의 일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검수완박 입법은 이번 주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뒤 다음 달 3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중재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중재안 재논의 깃발을 들고 민주당을 압박했지만, 이미 중재안에 합의한 뒤 재논의를 천명한 터라 정치적 명분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형국이다.

합의 당사자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법 처리 과정에서 제 판단 미스, 그로 인한 여론 악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책임을 전가시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 의장 주재로 가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대해 “민주당이 재협상에 동의하지 않고 자신들의 뜻대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조금 전 의총에서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을 당 의원들에게 ‘고백’하고 사과한 셈이다.

중재안 재논의에 힘을 실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며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어 놓는 것을 졸속으로 문 대통령 임기 말기에 해야 하는 것인지, 이것이 과연 국민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 비서실장은 윤 당선인이 여야의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 전에 세부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법안에 대한 것들을 논의할 그런 건 아니다”며 “그것은 국회와 여야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이 거부권이 있나.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라고 했다.

정의당은 중재안 입법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이날 박 의장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합의안이 본회의장에 올라온다고 하면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며 “양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장이 중재하고 양당이 그 중재안을 각 의원총회에서 인준하면서 만들어진 합의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 이후 검찰이나 인수위나 국민의힘 일부에서 여러 국민적 우려를 이유로 (내세우면서)자칫 합의안이 파기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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