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버스 파업, 극적으로 피했다
부산 버스 노사가 26일 예정됐던 파업을 불과 1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피하게 됐다.
26일 부산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전 3시 20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022년도 임금협약 협상 조정안에 합의했다. 전날 오후 2시 3차 조정회의에 돌입한 지 약 13시간 만으로, 파업 예정 시간인 오전 4시를 불과 1시간여 앞둔 시점이었다.
노사 13시간 협상 끝 타결
임금 5% 인상·정년 1년 연장
전 노선 차질 없이 정상 운행
양측은 조정 기한인 25일 0시가 지나 임금 5.0% 인상, 정년 1년 연장안에 최종 합의했다. 임금 인상액은 올해 2월 1일부터 소급적용되며, 정년은 내년 1월 1일부터 63세까지 1년 더 연장된다.
부산시 마을버스 노사는 이날 오전 2시께 임금 3.8% 인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예고했던 파업은 취소됐다. 이날 부산 시내·마을 버스 전 노선은 차질 없이 정상 운행했다.
당초 노조는 사측에 임금 8.5%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임금 동결을 고수하면서 양측은 대립각을 세웠다. 노조 측은 25일 자정까지 조정회의를 벌인 뒤 협상이 결렬되면 26일 오전 4시부터 부산지역 버스(시내버스 2517대, 마을버스 517대)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이날 조정 회의는 여러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회의 초반부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회의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전날 오후 11시께 노조 측은 “사측이 임금동결만 고수한 채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노조원 전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서기도 했다. 회의는 오전 1시 30분 재개됐다. 이후 조정에서 임금 5% 인상안을 노사 양측이 조정안으로 받아들이며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서울시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5.0% 인상안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서울시 인상안이 부산시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협상안에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 버스 노조 협상안이 먼저 발표되면서, 부산시 노사 협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교통 대란을 막은 것은 다행이나 임금 협상에 한계가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사측 관계자는 “버스 파업까지 이르지 않고 원만하게 합의가 이루어져 다행이나 사업체 부담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라고 이번 협상안을 평했다.
시는 시내버스 임금이 5% 오를 시 연간 182억 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내버스 노사가 시민의 일상생활 불편과 대규모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대화를 통해 한발씩 양보했다”며 “노사협약을 원만하게 합의한 데 대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