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부당 공저자’ 적발하고도 주의·경고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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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본인 또는 지인의 자녀 등을 부당하게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미성년 ‘공저자 끼워 넣기’ 연구 부정 사례가 부산 지역 대학에서도 확인됐다. 전국에서는 96건이 적발됐는데, 대부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의 징계만 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교육부의 고등학생 이하 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검증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8년 사이 발표된 연구물 중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부당하게 등재돼 연구 부정으로 판정된 사례는 27개 대학 96건에 달했다. 검증 대상은 이 기간 대학 교원과 고등학생 이하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재된 논문과 학회 발표 연구물 등 1033건이다. 연구 부정은 연구 아이디어나 설계에 기여도가 낮은데도 공저자로 부당하게 이름을 올린 경우를 뜻한다.

교육부 연구물 검증 결과 발표
2007~2018년 96건 부정 판정
부산대·동의대도 각각 3건·2건
관련 교수 69명 중 중징계 3명뿐
해당 학생도 대부분 학적 유지
실질적 후속조치 미미한 수준

부산 지역 대학 중 미성년 공저자 연구 부정으로 적발된 대학은 부산대와 동의대로 확인됐다. 부산대는 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총 32건 중 3건이, 동의대는 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총 30건 중 2건이 연구 부정으로 판정됐다. 전국 대학별 연구 부정 건수는 서울대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가 10건, 건국대와 전북대가 각 8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당 저자 판정 연구물 96건에 저자로 등재된 교수는 69명이고, 미성년자는 교수 자녀 33명을 포함해 82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후속 조치는 미비한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대학 입학에 부정 판정 연구물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된 미성년자 10명 중 입학이 취소된 사례는 5명뿐이었다. 나머지 3명은 연구물이 대학 합격에 미친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됐으며, 2명은 검찰 조사 결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아 학적이 유지됐다.

교원들 또한 징계 수위가 약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부정 판정 연구물에 저자로 등재된 교원 69명(퇴직 2명 포함) 중 중징계를 받은 사람은 3명, 경징계는 7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57명은 주의·경고 처분에 머물렀다. 대부분 징계 시효(3년)가 지났다는 이유다.

부산 지역 대학의 연구 부정으로 확인된 교수들도 사실상 솜방망이 징계로 끝났다.

부산대에 따르면 미성년자 연구부정으로 적발된 3건에 관련된 교수 2명 중 1명은 경징계, 나머지 1명은 주의·경고 처분을 받았다. 교육부의 이번 적발 사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미성년자 공저자 등재에 대한 보고를 누락한 교수 1명도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동의대도 연구물 공저자로 자녀 이름을 올린 교수 1명을 경징계 처분했고, 지인의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교수 1명에게 주의·경고를 했다.

해고나 정직 등 중징계와 달리 경징계는 내부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이 있는 수준이다. 주의·경고는 같은 일이 재발한 경우 누적 처벌하는 ‘경고’ 에 그친다. 대입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던 연구윤리 위반이 확인됐는데도 사실상 실효성 있는 징계 처분은 없었던 셈이다.

부산대 연구감사실 관계자는 “2020년 11월 미성년자나 교원과 연관된 특수 관계인이 연구에 참여할 때 대학에 신고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동의대 관계자도 “2020년부터 미성년자가 연구물에 참여할 경우 연구과제의 내용과 참여자에 대한 정보를 대학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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