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에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 지역 조선사 ‘든든한 지원군’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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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에 중소 조선사가 활용할 수 있는 ‘고속 예인 수조’가 포함된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가 들어섰다. 고속 예인 수조는 설계 단계의 고속선박 모형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로, 그동안 기술 유출 우려를 감수하고 유럽에서 실증 테스트를 받던 국내 중소 조선사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26일 오후 부산 강서구 국제물류산업단지 내에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 준공식이 열렸다. 이 센터는 2018년 산업부 지역산업 거점기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부산시와 산업부 산하 (재)중소조선연구원이 국·시비 등 사업비 229억 원을 들여 구축했다. 센터는 지상 2층 건물과 고속 예인 수조 설비 9종, 성능검증장비 6종으로 구성됐다.

국·시비 등 229억 원 투입
국제물류산업단지에 준공
고속 예인 수조·성능검증장비 갖춰
한진·대선 등 30여 조선사 환영


핵심 시설은 역시 고속 예인 수조(towing tank)다. 예인 수조는 선박 운항 성능을 추정하기 위해 모형으로 시험하는 시설인데, 길이가 긴 수조에서 모형선박을 예인차로 끌면서 바닷물 저항이나 운동성, 조종 능력에 대해 실험할 수 있다. 수조 길이는 380m로 공공 시설로는 최대 길이다.

국내 3대 대형 조선사는 모두 예인 수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형 저속상선 대상 시설이거나, 자사 기술 실험 용도로 타 조선소의 활용은 불가능하다. 3대 조선사 중 삼성중공업이 국내에서 가장 큰 400m 길이의 고속 예인 수조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중소 조선사는 모두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같은 해외에 있는 고속 예인 수조에서 실증 테스트를 해왔다.

중소조선연구원 신충수 수석연구원은 “자동차와 달리 선박은 사용자 주문 방식으로 만들어지다보니 설계 단계에서 실제 선박이 아닌 모형 선박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하는데 한국에 고속 예인수조 시설이 없다보니 중소 조선사들이 시간과 비용, 기술 유출 우려에도 해외에서 검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 중소 조선사들이 센터 시설을 활용해 설계 기술력을 향상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있는 HJ중공업, 대선조선 등 30여개 조선사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지어졌다고 환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앞으로 부산 조선기자재 업체의 선박 프로펠러 시험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설계지원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고속 선박뿐만 아니라 함정, 경비정, 해양조사선, 해양 실습선 같은 특수선박과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LNG·LPG 운반선 같은 중소형 상선의 선형과 엔진 설계 핵심 성능 개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속 예인 수조의 테스트 신뢰성이 확보되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조선사와도 계약해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의 준공으로 부산 중소형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부산 조선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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