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시아, 이산화탄소 포집·수소 개질 분야 선두 주자… ‘탄소중립’ 앞당긴다
부산시 강서구 소재의 친환경 설비전문기업 (주)파나시아(대표이사 이수태)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이산화탄소 포집 및 수소생산 분야에서 기업 미래를 찾고 있다.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또한 2050년까지 Net-Zero(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만들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집·저장·활용 일괄 기술 확보 매진
국내 최초 선박용 포집장치 KR 승인
천연가스에서 수소 추출 기술도 확보
과감한 도전 이수태 회장 리더십 빛나
탄소중립의 실현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는 산업을 가속화시켰지만,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내며 지구온난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크게 2가지 방법이 제안된다. 하나는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친환경 설비분야의 선두주자 파나시아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격리시키고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두가지 기술을 모두 개발하고 있는 대표주자다.
특히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의 경우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기술과 이산화탄소를 고부가화합물로 전환하는 ‘포집·활용(CCU)’ 기술을 결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파나시아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장치’는 화력발전소나 선박 등 대량 배출원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아민(Amine) 계열의 액체 흡수제를 사용해 분리·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장치의 경우 한국선급(KR)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AIP(Approval In Principle) 승인을 받아 해당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본 기술은 흡수용액으로 이산화탄소를 용해시켜 재생탑에서 분리하는 기술이다.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와 흡수제를 흡수탑(Absorber)에서 접촉시킨 후 선택적으로 포집하고, 다시 재생탑(Stripper)에서 열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한 후 재순환해 연속적 포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극대화한 장비다. 흡수제의 경우 파나시아가 자체 개발한 흡수제를 사용해 일반적인 상용 흡수제보다 재생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열화나 변질, 거품 방지를 줄여 안정적인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
파나시아는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역시 개발 완료한 상태다. 일찌감치 수소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파나시아가 선보인 첫 성과는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추출기 ‘파나젠(PanaGen)’이다. 파나젠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분리, 추출하는 개질수소 생산설비로, 현장에서 즉시 수소 생산이 가능해 유통 비용 절감, 환경적 우수성, 높은 생산성 등을 자랑한다. 특히 파나젠을 설치하기만 하면 기존 천연가스 공급망을 활용해 바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부생수소로 충전을 하고 있는 수소충전소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외에도 부산시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된 파나시아는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개질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모니아 수소개질기의 경우 수소 생산과정에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친환경 그린수소로 분류되며, 차세대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개질기,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장치, 암모니아를 이용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수소개질기 등으로 미래 친환경 기술의 청사진을 파나시아에서 실현하고 있다.
파나시아의 과감한 도전은 이수태 회장의 리더십이 뒷받침됐다. 이 회장은 1989년 창업 후 늘 선제적으로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해 온 CEO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 환경 위기 대응 움직임을 파악하고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일,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부산시 최초로 스마트 공장으로의 변신을 꾀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수소 및 이산화탄소 포집 시장 진출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사업을 주도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파나시아는 기업 내적 노력에 더해 정부·지자체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의 친환경 산업 육성 의지가 타 지자체에 비해 강하지 않다는 점도 ‘부산의 수소 프런티어’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당장 수소충전소만 해도 부산은 단 2곳뿐으로, 이웃 도시인 울산이나 창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신에너지 영역인 수소산업에 도전하는 지역 기업으로선 수소 인프라 부족이 기술 개발이나 영업·마케팅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파나시아 역시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 및 수소개질기를 개발하고도 지역에 수요처가 없다 보니 대전시와 MOU를 맺고 제품을 납품하기로 하는 등 타 시도를 상대로 기술협력이나 영업을 펼쳐왔다. 자칫 부산에 수소산업 기회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부문에 도전하는 지역 기업들의 역외 유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