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수소산업 핵심 기술 ‘백금촉매’ 상용화 성공… 미래기업 변신 큰 걸음
부산의 대표적인 정밀화학 기업인 (주)금양이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과 수소산업에 필수적인 백금촉매 기술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금양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부산 수소모빌리티협동조합의 중심으로 미래산업인 수소산업을 선도하고 있어 부산의 미래산업을 이끌어 갈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금촉매 성공 전 세계 열 손가락 꼽아
순수 국내 자본 최초로 기술력 확보
전기차용 NCMA 배터리 기술도 보유
K배터리 선도할 기업으로 업계 주목
■금양의 K배터리 ‘화재 안정성’ 기술
금양은 전기차 배터리의 신무기로 불리는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다. NCMA 배터리는 중국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항하는 K배터리의 신무기로 평가받는 떠오르는 전기차 배터리다. 금양은 이 NCMA 배터리 제조 과정에 필요한 지르코늄 첨가제와 리튬 미세가공 2가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화재 안전성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금양의 지르코늄 첨가제는 NCMA에서 알루미늄에 도핑돼 전기차 배터리의 화제 안정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테슬라의 모델 Y 전기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NCMA 배터리를 채택했고,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법안 통과에 맞물려 GM의 얼티엄 전기차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면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도 본격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앞서 금양과 국내 양극재 선두 업체 간 본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또 NCMA 배터리의 화재 안정성을 더 확보하기 위해 다른 첨가제 투입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설비를 완공하고 품질 테스트까지 끝낸 금양의 리튬 미세가공 사업 역시 NCMA 배터리의 화재 안정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금양은 국내 양극재 제조업체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리튬 미세가공 후 건조공법 적용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건조공정 적용을 위한 설비는 8월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이후 테스트 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에서 2023년 1분기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금양은 앞으로 이 분야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 모델 Y에 이어 GM이 올해 NCMA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를 올해 4만 대, 2023년 30만 대, 2024년 60만 대, 2025년 100만 대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GM의 얼티엄 플랫폼을 공유하는 혼다의 2024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도 NCMA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고, LG-스탤란티스 합작법인의 NCMA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양산도 2024년 계획돼 있다. 이 외에도 폭스바겐을 포함한 유럽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와 리비안 등 미국 신생 전기차 업체도 NCMA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 보여 금양의 장래가 밝다.
■백금촉매 기술로 K수소 선도
금양은 부산 수소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산업에서 가장 근본이 되면서 중요한 기술이 ‘백금촉매’ 기술인데, 금양이 순수 국내 자본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수소 분자(H2)는 백금촉매를 거쳐 수소 이온(H+)과 전자로 분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백금촉매가 없으면 수소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수소산업의 핵심기술로 분류된다.
백금촉매 기술은 최첨단 고난도 기술이라 지금까지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보유 기업이 많지 않다. 금양은 백금촉매 기술을 기반으로 MEA(막전극접합체), 수소연료전지까지 기술 개발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확립되면 이를 수소선박, 수소드론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금양은 수소 혁신기업과 학계, 연구기관과 힘을 합쳐 ‘협력성장 어벤저스’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부산 사상구 감전동 본사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수소기술퀀텀센터’를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지난해 박형준 부산시장도 금양을 방문해 수소기술퀀텀센터 건립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수소기술퀀텀센터가 완공되면 부산이 수소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양은 2차 전지, 수소산업에서 소금 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양은 실제로 소금과 인연이 깊은 회사다. 주력제품인 발포제의 원료가 소금이고, 1955년 창업해 60여 년 이상 부산을 지켜오면서 소금처럼 한결같은 기업으로 자리 잡고 성장하고 있다.
금양 관계자는 “소금이 성경을 비롯한 많은 문학작품에서 변치 않는 충실성과 한결같음, 정화, 소중함 등의 상징이었던 것처럼 향토기업 금양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인 2차 전지, 수소산업에서도 소금처럼 귀중한 존재로 성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