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멸치 말리는 공항’… 되살아난 ‘수도권 망령’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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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에서 가덕신공항 예타면제 안건이 의결되자 수도권 언론의 사업성 논란에 대해 낙인찍기가 이어지고 있다. 27일자 수도권 신문의 가덕신공항 예타면제 관련 지면.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무회의에서 가덕신공항 예타면제 안건이 의결되자 수도권 언론의 사업성 논란에 대해 낙인찍기가 이어지고 있다. 27일자 수도권 신문의 가덕신공항 예타면제 관련 지면. 김종진 기자 kjj1761@

가덕신공항 건설이 국무회의 의결로 사실상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까지 이뤄지는 단계에 이르렀는데도 이른바 ‘항공 마피아들’의 입을 빌리거나 일각의 주장만을 내세워 가덕신공항을 ‘정치권의 합작 괴물’ ‘멸치 말리는 공항’으로 깎아내리는 수도권 시각의 여론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 합의에 따른 특별법 제정에 이어 사업 계획 수립, 정부 관련 부처의 동의까지 모든 절차를 거치고 국가 정책 사업으로 확정된 지금 시점에 가덕신공항 건설을 비난하는 것은 국토균형발전, 부울경 초광역 협력 등 국가 미래를 외면하는 처사라는 비난이 높다.


가덕신공항 국가 사업에 어깃장

‘경제성 부족’ 황당한 사타 거론

‘쪽박 공항’ 등 폄하 여론전 집중

사타 반박 부산시 목소리는 외면

“균형발전 염원 무시” 비난 고조

가덕 신공항 예정 부지. 부산일보DB 가덕 신공항 예정 부지.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을 ‘쪽박 공항’ ‘정치 공항’ ‘멸치 말리는 공항’ 등 갖가지 비난을 동원해 폄하하는 이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다. 이번 사타에서 비용대비편익(B/C)은 0.51~0.58로 나왔는데 이 대목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언론 등은 국토부 사타 결과에 대한 부산시의 반박 목소리 등은 외면하고 있다. 실제 26일 국토부의 사타 관련 브리핑 직후 부산시는 곧바로 반박자료를 내고 사업비 추산, 화물수요 예측 등에서 국토부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타에서 항공수요 예측이 정부 지침 등을 따랐다지만 현실적인 수요 성장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돼 한계가 뚜렷한 검토로 보인다”면서 "예측 수요가 과소 추정됐을 경우 편익이 지나치게 낮게 돼 B/C가 낮아질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경제성으로만 따질 단계를 이미 넘어선 일이다. 전국 각 지방과 정치권은 이미 국가의 새 미래를 열기 위한 해법이 국토균형발전에 있다는 데에 동의했으며, 그 구체적인 발걸음이 가덕신공항이라고 판단했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지난해 2월 국회 본회의 통과 시 재적의원 229명 중 181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압도적으로 통과된 일이 대표적이다.

어이없는 사타 결과를 내놓은 국토부조차도 가덕신공항 건설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해 앞장서 예타 면제를 추진했다. 그런데도 수도권 언론이나 인천공항 중심주의자들은 이런 전국 지방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낮은 경제성만을 이유로 ‘멸치 말리는 공항’이라고 비하하는 데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정헌영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언론의 얼토당토않은 비판에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김해공항만 해도 1700만~1800만 명이 이용했는데 ‘멸치 말리는 공항’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처럼 부산시와 입장을 함께하는 김해공항 찬성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건설·토목 전문가들은 이번 사타에서 2035년까지 잡은 가덕신공항 공사 기간에 대해 토목 공사 등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들은 절취와 매립 등은 인력과 장비를 얼마나 투입하느냐에 따라 그 기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환경영향평가나 보상 절차, 환경단체의 반대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정을 원만하게 매듭지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부산의 한 건설 전문가는 “인천공항이 유일한 공항이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국가 발전을 외면한 수도권 이기주의일 뿐”이라면서도 “가덕신공항을 향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면 가뜩이나 촉박한 사업 기간이 더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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