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한 선제적 기술개발로 포스코와 합작회사 설립”
김태흥 (주)정관 대표
“공학하는 사람이 도전을 통해 미래 사회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한 개라도 개발해야 사회·국가·인류에게 기여하는 것입니다.”
최근 포스코그룹과 고체전해질 합작회사를 설립해 화제가 된 경남 양산 상북면 소재 중소기업 (주)정관 김태흥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이다. 김 대표는 “전고체 전지가 상용화되면 폭발위험 감소 등 안전성이 대폭 강화되고 전기차 주행거리 역시 현재보다 배 이상 늘어나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고체전해질 기술 보유
하반기 본격 생산, 글로벌 최고 예상
새로운 도전으로 사회·국가 기여할 것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4대 소재인 양·음극재와 전해질, 분리막 중 전해액과 분리막을 고체상태의 이온전도 물질로 대체한 차세대 전지를 일컫는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전고체 전지 중 가장 핵심인 고체전해질 개발해 성공한 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안 포스코그룹이 공동 투자해 양산지역에 전고체 전지용 고체전해질을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정관과 공동 투자해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부터 연산 24t 규모의 고체전해질을 생산한다. 생산량은 현재 고체전해질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그는 “포스코그룹과 합작회사 설립을 이끌어낸 데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기술개발이 주효했다”며 “12년 전부터 미래를 위해 도전할 종목을 찾았고, 전고체 전지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시 전고체 전지 자체가 생소한 분야였지만, 본사 연구원들이 도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연구에 착수했다”며 “어려움 속에서 산화물계와 황화물계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또 “전고체 전지 시장은 이르면 2027년, 늦어도 2030년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추가 공장 부지도 물색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경남 창녕에서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부모님이 논·밭을 줄 테니 함께 살자며 농업고등학교 진학을 권유했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을 설득해 공업고등학교로 진로를 바꿨다.
“공고에 다닐 때 전기 관련 자격증 3개를 취득하면서 손재주가 있음을 알았다”며 “특히 2학년 때 ‘박사 목표’를 가진 친구 말에 자극받아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김 대표는 항공대에 합격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등록을 포기하고 군대에 가게 됐다.
“군 제대 후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에 늦깎이로 입학했다”는 김 대표는 “대학 재학 중 브라운관에 들어가는 부품 제조 회사를 창업한 형 업무를 돕게 되면서 학업 시간을 벌기 위해 생산성 향상 연구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1년여 만에 기존보다 8배나 향상하는 결과를 만들면서 연구소 필요성을 절실하게 됐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자신의 회사에 기술개발 연구소 설립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연구소에서 많은 신기술을 개발했고, 특히 고체전해질이 대기업과 합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며 빙그레 웃었다.
김 대표는 “회사명인 정관은 사필귀정에 정, 초지일관에 관을 합친 것”이라며 “기업은 생산을 통해 사회와 국가·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투기와 환경파괴 제품, 전쟁 무기, 불량식품 같은 것은 절대 만들지 않는 등 인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