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신이 될 수 있는 변화의 힘 ‘향수’ 속으로
향수 A to Z/콜렉티프 네
봄철에 들이나 거리에 나설 때 기대하는 건 꽃들의 자태만이 아니다.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공간을 은은하게 채우는 꽃향기는 마음을 뒤흔든다. 꽃바구니 선물을 받을 때 시각으로 한 번, 후각으로 또 한 번 탄성을 지르는 이치와 같다.
고대부터 좋은 향기는 신성을 나타내는 표시였다. 인간은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와 다른 향기로운 에너지를 신의 존재로 생각하고 성스럽게 생각했다. 코로 맡는 단순한 기운을 넘어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여겼다. 향기는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는 변화의 힘을 품은 현상으로 생각되었다.
고대와 중세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향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형태의 향수가 개발되고 각양각색의 방식 역시 나타났다. 조향사(調香師)라는 직업도 생겨나고, 향수가 상품화하면서 마케팅도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는 제목처럼 향수에 관한 모든 걸 담으려 노력한 책이다. 향수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조향사 같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향수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향수의 역사, 향의 원료, 추출 방식, 조향사가 되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후각과 관련한 신체의 구조까지 언급한 부분을 보면 어떠한 자세로 이 책을 집필했는지 엿보게 된다.
현대인에게 향수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후각에 따라 호감도가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많은 향수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거나 어울릴 것 같은 향을 찾는다. 각 성분이 담고 있는 특징과 사용법을 알면 유용한 이유이다. 이 책을 통해 다소 복잡해 보였던 향의 세계로 천천히 스며들어 보자. 콜렉티프 네 지음/김태형 옮김/미술문화/232쪽/3만 5000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