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외 '노 마스크', 방역심리까지 해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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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10월 13일 처음 시작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566일 만에 사라지게 됐다. 다만 개방된 야외 공간이라도 50인 이상 모이는 집회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거리 두기 해제에 이어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시민들의 일상 회복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국민 안전 놓고 신구 권력 갈등 눈살
규제 완화로 개인 자율 방역 중요해져

정부의 이번 결정은 거리 두기 해제 이후에도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하고 방역과 의료 대응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 정책 변경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감염 위험을 판단하도록 마스크 착용을 선택에 맡긴다는 것이지 전면적 방역 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야외에서도 1미터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렵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자와 고위험군인 경우는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고된다. 또 실내는 물론이고 50명이 넘는 공연과 스포츠 경기 관람, 운송 수단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이런 와중에 실외 마스크 해제를 두고 정쟁이 벌어져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부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가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를 발표하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방역 성과를 현 정부의 공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해외 사례 등을 제시하며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나서 “마스크 의무 해제가 타당성이 있다”며 안 위원장을 겨냥해 “신구 권력 갈등으로 비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까지 했다. 가뜩이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신구 권력 간 충돌이 우려스러운 국면인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방역 상황까지 정쟁으로 몰아가는 데 대해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방역은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가 생명이다. 신구 권력 갈등이 국민들에게 방역 혼선으로 비춰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은 국민들은 되찾은 일상에 들떠 있다. 어린이날 야외 행사가 열리고 모처럼 찾은 요양병원에서 부모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적신다. 이 같은 국민들의 일상 속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서 있는 방역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마스크 규제 완화를 우려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고 가을 재유행에 대한 경고도 여전한 상황이다. 정부는 방역 완화가 바이러스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으로 읽히지 않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고 개인들은 생활 방역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정부의 강제적 통제가 없어지는 만큼 개인들의 노력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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