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맘껏 뛰노는 것 보니 좋아요” 3년 만에 열린 초등 운동회 ‘웃음꽃’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30일 부산 기장군 월평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운동회에서 포대기 달리기 종목에 참가한 학생들이 열띤 경연을 벌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초등학교 운동회가 최근 정부의 일상회복 분위기에 맞춰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운동회에 참여한 학생, 학부모 등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학교 분위기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각급 학교들은 5월부터 야외 운동회 등 각종 행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찾은 부산 기장군 정관읍 월평초등학교. 9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이 학교 운동장에는 모처럼 많은 인원이 모였다. ‘학부모가 함께하는 가족 운동회’에 참여하기 위해 학생과 가족들이 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기장 월평초등 지난달 30일 운동회 개최
200여 명 참석… 모처럼 열린 축제 즐겨
일선 학교 5월부터 각종 야외 행사 준비


운동장에는 햇볕을 피하기 위한 천막이 설치됐고, 천막 안에는 4가지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학생들은 방역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운동장 이곳저곳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등 즐거운 모습이었다.

운동회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풍선 빨리 불기, 장애물 통과하기 등 여러 경기에 참가했다. 경기 시작 전 각자의 팀을 응원하는 응원전이 이어졌고 승패가 갈릴 때마다 환호와 탄식이 뒤섞여 나와 운동회의 열기가 무르익었다.

경기를 구경하는 가족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과자 등 간단한 간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에는 학생과 가족 등 200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등학교들은 운동회를 개최하지 못하거나 학년별 소규모 운동회를 진행해 왔다. 학교 전체와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운동회는 3년 만에 재개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모처럼 열린 단체행사를 무척 반기는 모습이었다. 학부모 박 모(45) 씨는 “아이가 한 달 전부터 매일 운동회 이야기를 꺼내고 행사 전날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운동회를 매우 기대했다”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가족들도 함께 모여 좋은 시간을 나누게 돼 참 좋다”고 말했다.

손자를 보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는 또 다른 보호자는 “어릴 때 마음껏 뛰어노는 경험이 중요한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지도 못했던 것 같다”면서 “이렇게 뛰어노는 것을 볼 수 있게 돼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지금까지는 선생님, 친구들하고만 놀아서 아쉬웠지만 엄마 아빠가 학교에 와서 함께 놀게 돼 신난다”고 했다.

가장 먼저 운동회가 열린 월평초등을 시작으로 부산지역 각 학교에선 야외 운동회가 계속 열릴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304곳 가운데 133곳(43.75%)이 올해 야외 운동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부산진구 전포초등, 해운대구 강동초등 등을 포함해 대부분 5월 중 야외 운동회가 예정돼 있다.

월평초등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선뜻 운동회 개최를 결정하기는 어려웠지만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고자 운동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부모에게 관련 안내문을 3~4차례 보내는 등 논의를 진행했고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운동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 학교 손상희 교장은 “부임 이후 학생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본 적 없어 인사말을 하는데 울컥했다”면서 “1~3학년 학생들은 지금까지 운동회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고, 여러 사람과 모여 함께 운동해 보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 운동회 개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