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이소, 부산의 사랑방 ‘산복빨래방’입니더” [산복빨래방]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재화 jhlee@busan.com , 김보경 harufo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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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부산일보>가 문을 열게 될 산복빨래방(가운데 건물 주황색 문)과 산복도로 전경. <부산일보>는 네이버 구독자 200만 명 시대를 맞아 산복도로에 빨래방을 열고 주민들과 부대끼며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오는 9일 <부산일보>가 문을 열게 될 산복빨래방(가운데 건물 주황색 문)과 산복도로 전경. <부산일보>는 네이버 구독자 200만 명 시대를 맞아 산복도로에 빨래방을 열고 주민들과 부대끼며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일보〉가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자 200만 명 시대를 맞아 ‘지역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부산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긴 산복도로 마을을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한다. 취재팀은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도로 마을 중 하나인 부산진구 호천마을에서 직접 빨래방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억센 부산 사투리를 듬뿍 저장한 가장 부산다운 장소의 깊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할 계획이다.

취재팀은 이곳에 깃든 이웃의 이야기를 오롯이 영상과 기사로 담아낸다. 이는 〈부산일보〉를 통해 지역에 깊은 관심을 보인 200만 독자들에게 지역 ‘이바구’(이야기)를 더 자세히, 더 성실히 전하고자 하는 우리의 초심이기도 하다.


본보, 네이버 구독자 200만 기념

부산진구 호천마을에 빨래방 개소

부산의 희로애락 고스란히 간직

대표적인 산복도로 마을로 유명

취재진이 직접 빨래방 운영하며

가장 부산다운 이웃들의 이야기

지면과 디지털 콘텐츠로 전달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온 사람들은 ‘이곳’ 산복도로에 터를 잡았다. 가파른 산허리 골목골목마다 이들이 사는 판잣집이 빼곡했다. 산업화가 한창일 때 부산항이 보이는 이곳을 수많은 노동자가 찾았고, 금융 위기로 나라가 휘청이자 1t 트럭 하나에 의지해 삶을 살던 사람들이 ‘제2의 도약’을 꿈꾼 터전이기도 했다. 십수 년 질곡의 현대사. 그 한가운데서 이곳은 희망을 찾아온 사람들을 온기로 품었다.

부산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바로 ‘산복도로’다. 산등성이를 지나는 도로마다 사람이 모여들었던 곳. 부산의 독특함이 도드라져 이곳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했다. ‘특이하다’ ‘재밌다’며 부산의 관광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부터 아예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일침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선은 실제 주민들의 삶과 한 발짝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마을을 바꾸겠다’며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본 ‘앞서간’ 시선들은 정작 마을 주민의 공감과 호응을 얻지 못했다. 어색하게 조성된 관광지는 주민을 소외시켰고, 이주 대책 또한 뜬구름 잡는 한 철 희망 고문에 불과했다. 특히 호천마을은 ‘쌈마이웨이’ 등 여러 드라마 촬영지이자 야경 명소로 외지인에게 많이 알려진 관광지다. 하지만 정작 마을 주민들의 삶에는 변화가 없는 ‘속 빈 관광지화’의 비극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부산일보〉는 산복빨래방을 올해 초부터 계획해 4월 초 오랫동안 빈집으로 방치한 집을 고치는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평 남짓한 마을 어귀의 스산한 폐가는 한 달여간의 대공사 끝에 첨단 빨래방으로 탈바꿈했다. 호천마을 주민들은 현대적인 빨래방에 대해 어색함과 동시에 기대감을 보인다. 그동안 대형 세탁기가 없어 미뤄 뒀던 이불 빨래를 가져오겠다는 아버님, 손수 커피를 끓여 공사 현장에 오신 어머님, 빨래방을 통해 관광객들이 보지 못한 마을의 참모습을 알리고 싶다는 어르신까지 있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호천마을 주민이 되어 산복빨래방 운영 전 과정을 디지털 콘텐츠로 독자에게 전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과 노령화한 주민으로 대표되는 이곳에 젊은 취재진의 역동성으로 활기와 온기의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빨래방은 과거 빨래터가 그랬던 것처럼 단순한 세탁 시설을 넘어 마을 사랑방 역할도 꿈꾼다. 취재진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산복도로를 그리워하는 부산 사람뿐만 아니라 전국의 독자들과도 함께한다.

강재성 호천마을주민협의회장은 “〈부산일보〉가 만든 산복빨래방이 낙후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마을이 가진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불 등 큰 빨래에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들의 기대가 벌써 크다”고 말했다.

‘산복빨래방’은 〈부산일보〉 지면과 〈부산일보 유튜브〉, 〈네이버 부산일보〉 채널, 〈부산닷컴〉 등을 통해 이달 17일부터 독자들과 만난다.


※본 취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재화 jhlee@busan.com , 김보경 harufo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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