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버스터미널서 실종 딸 35년 만에 헤어진 가족과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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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5살의 나이에 가족들과 헤어졌던 40대 여성이 부산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과 재회했다.

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오전 10시 30분께 부산진경찰서 7층 대강당에서 35년 전 헤어진 가족의 상봉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올 2월 부산에 사는 박정옥(가명·41)씨는 “35년 전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다”며 부산진경찰서 실종팀에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박 씨는 1987년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전주에 있는 외삼촌 댁을 방문하기 위해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아갔다가 가족을 잃어버렸다. 홀로 발견된 박 씨는 이후 보육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당시 박 씨는 남동생이 있었다는 것과 부모님 이름은 기억했지만 본인의 생년월일과 이름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은 박 씨를 장기실종아동의 가족을 찾는 ‘리-멤버(Re-member)’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하고 박 씨의 가족을 찾아 나섰다. 경찰은 박 씨의 사연과 유전자 등을 토대로 조사해 박 씨로 추정되는 대상자 6명을 추려냈고, 집중 탐문 끝에 박 씨의 가족을 찾았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박 씨 모친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경찰은 박 씨와 모친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날 35년 만에 만난 박 씨와 가족들은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박 씨는 상봉 행사가 이루어지는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가족과 포옹했다.

박 씨는 “생일 때마다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많이 울었다”며 “아플 때마다 꿈에서 엄마 얼굴이 나오는데, 얼굴을 알지 못해 항상 뿌옇게 모자이크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의 언니는 “기적 같은 일”이라며 “먹고살기도 힘들었고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 시기였다. 당시 형제들이 정옥이를 찾아다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실종팀 김미현 경장은 “유전자 등록을 하는 것이 실종된 가족을 찾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본인이 기억하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전달해야 하고, 정확한 정보와 부정확한 정보를 구분해주면 실종자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청은 2008년부터 모든 실종 사건을 데이터화해 실종 수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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