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주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연극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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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하나를 더 데려오면, 캐러멜 하나 줄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삶을 연극으로 보여준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은 연극 ‘캐러멜’을 5월 3일부터 7일까지 공연한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다룬 ‘캐러멜’은 재일동포 극단 돌이 제작한 1인극이다. 극단 돌은 2004년 일본에서 창립된 이후 재일동포의 삶과 역사를 마당극 형식을 통해 알리고 있다.

연극 ‘캐러멜’ 3~7일 일터소극장
재일동포 극단 돌 제작 1인극
교포 3세 김기강 연출·주연 맡아

‘캐러멜’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본에서 살아가는 홍옥순, 김숙기 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극은 옥순 할머니가 일본 오사카 이마자토의 한 연립주택에서 숨을 거두면서 시작된다.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난 옥순 할머니는 낯선 사람들의 꾐에 빠져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낯선 사람들은 어린 소녀들을 꾀면서 캐러멜을 줬다.

옥순 할머니는 전쟁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왔지만, 가족을 볼 자신이 없어 부산으로 가서 일본행 배에 올랐다. 숙기 할머니는 피붙이 하나 없이 쓸쓸하게 살다 떠난 소꿉동무 옥순의 장례식을 두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한다. 눈물과 웃음, 노래와 춤 등이 어우러진 장례식을 통해 두 할머니는 힘겨웠던 자신들의 삶을 위로한다. 그들에게 장례식은 자신에게 주는 작별 선물이며 작은 혁명의 의미를 가진다.

1인극 ‘캐러멜’에는 재일동포 3세 배우인 김기강이 출연한다. 김 배우는 우연히 선배의 마당극에 동참한 것을 계기로 연극을 시작하고 극단 돌을 창단했다. 김 배우는 이번 작품의 각본·연출도 맡았다. 그는 작품에서 위안부 피해에 대한 직접적 묘사는 피했다. 대신 인간의 존엄을 빼앗겼음에도 일본 땅에서 필사적으로 살아 온 할머니들의 인생을 보여주고, 그들도 역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사람의 인간이었음을 강조한다.

‘캐러멜’은 5월 3~4일, 6~7일 부산 동구 범일동 일터소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이다. 관람료 2만 원. 051-635-5370.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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