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아저씨, 마스크! 마스크 쓰고 타셔야 합니다.”

2일 오전 출근길 부산 연제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 운전사가 줄 서 있는 승객들을 향해 외쳤다. 잠시 두리번거리던 50대 남성은 황급히 외투 안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코와 입을 가렸다.

시내버스 ‘노 마스크’ 실랑이 잦아
카페·헬스장 등서도 비슷한 상황
착용 의무 위반 시 10만 원 과태료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 아직은 반가움보다 어색함이 큰 탓인지 대다수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실내 공간이나 대중교통에서도 ‘노 마스크’로 활보해 크고 작은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해운대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 모(44) 씨는 이날 마스크를 벗은 채 당당히 가게에 들어오는 일부 손님 때문에 난감했다. 정 씨는 “음료를 마실 때 외엔 마스크를 써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며 “손님이 ‘이제 마스크 다 풀린 것 아니냐’고 되물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동래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최 모(35) 씨도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최 씨는 “이용객 몇 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해 방역 지침을 알려드렸다”며 “가뭄에 단비처럼 오는 손님들이 다시 발길을 돌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너무 단호하게 말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없어지지만, 실내는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버스·택시·기차·선박·항공기, 기타 차량 등 운송수단, 건축물 또는 사방이 구획돼 외부와 분리된 모든 구조물에서는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을 따라야 한다. 위반하면 기존처럼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거리 두기 해제 방향으로 흘러가는 만큼 현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퇴거 조치가 말처럼 쉽지 않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1급 감염병과 거리 두기 등을 근거로 국토부 유권해석을 받아 강제 퇴거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별다른 매뉴얼이나 지침이 없어 마스크 착용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정부 차원의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