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만든 ‘다이아몬드타워 굿즈’ 원도심 관광객 부른다
침체한 부산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부산 고등학생이 직접 나섰다. 고등학생이 부산 다이아몬드타워(부산타워)를 주제로 한 DIY 그림 그리기 키트를 만들어 지역기업에 제공한 거다. 지역기업은 이 굿즈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
부산 혜광고등학교는 2학년 김승호 군의 일러스트 ‘별이 빛나는 용두산’을 바탕으로 만든 DIY 그림 그리기 키트 100개를 부산 다이아몬드타워(부산타워) 운영사인 비엔(BN)그룹에 기부했다고 2일 밝혔다.
원도심 주제 혜광고 그림 콘테스트
김승호 군 ‘별이 빛나는 용두산’
황신애 작가 지원 DIY 키트 변신
부산타워 운영사 비엔그룹에 기부
관광객 체험형 이벤트 활용 예정
김 군의 작품은 지난해 말 혜광고 미술 교육 시간에 탄생했다. 혜광고 미술교사 전현득 교사를 중심으로 1학년 학생 150명 전원이 참여하는 그리기 콘테스트가 열렸는데, 김 군의 작품이 1등을 차지한 거다. 콘테스트는 부산 중구청의 후원을 받아, 원도심을 주제로 열렸다.
보수동 책방골목, 40계단, 자갈치시장 등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김 군이 그린 ‘별이 빛나는 용두산’이 1등을 차지했다. 인상파 거장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 풍으로 용두산공원의 부산 다이아몬드타워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마침 지난해 12월 부산 다이아몬드타워 운영사가 부산 지역기업인 비엔그룹으로 확정되면서 DIY 그리기 키트를 만들어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일러스트가 그려진 종이, 물감, 붓, 미니 이젤로 구성돼 손쉽게 부산 다이아몬드타워를 그리고 체험할 수 있는 키트다.
일러스트의 원안은 김 군의 작품이지만 미술동아리 학생 18명이 부산 청년작가인 황신애 작가의 도움을 받아 관광객 체험형 굿즈로 상품화했다. 황 작가는 수영구 민락동에서 아트모아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부산, 특히 원도심을 주제로 서양화 작업을 해왔다.
황신애 작가는 “주로 영도나 송도, 감천문화마을 같은 원도심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려왔는데 원도심 활성화라는 뜻이 좋아서 선뜻 동참하게 됐다”면서 “학생 작품을 기본으로 상품화를 도와줬는데 같이 작업해서 좋은 시너지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 프로젝트를 기획한 혜광고 김성일 교사는 “부산타워는 원도심의 랜드마크인데 운영이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늘 안타까웠다”면서 “향토기업인 비엔그룹이 운영사로 확정되면서 원도심 활성화 뜻을 알리고 키트 기부를 제안했는데 선뜻 동참해줬다”고 설명했다.
비엔그룹은 부산 다이아몬드타워 방문객을 대상으로 일부는 이벤트성으로 제공하고 일부는 어린이날 체험행사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제작된 다이아몬드타워 키트나 황신애 작가의 작품으로 만든 그림 그리기 키트를 용두산공원 내 굿즈샵 ‘용두점빵’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비엔그룹 부산 다이아몬드타워 관계자는 “3월까지 방문객이 저조했는데 엔데믹을 앞두고 4월에는 주말 800~900명이 방문할 정도로 방문객이 늘고 있다”면서 “이번 혜광고 학생들과 협업한 것처럼 앞으로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협업을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