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 확산… 코로나 끝난 게 아니었네
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종인 BA.2(스텔스 오미크론)가 기세를 떨치면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종 BA.4와 BA.5가 기존 백신에 대한 돌파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를 보면 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한 주 전보다 9% 늘어 5만 4400여 명이 됐다. 지역적으로 봐도 50개 주 중 39개 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확산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미국 ‘스텔스’ 확진자 급속 확산
백신 무력화 BA.5 등 변종 등장
남아공·호주 등 20여개국 검출
2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는 최근 확진자수가 증가세로 접어들자 이날 위험 경보를 녹색(위험도 낮음)에서 황색(위험도 중간)으로 상향했다. 최근 뉴욕시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약 2500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600명에 비하면 4배가량 늘었다.
기존 백신의 효과를 무너뜨리는 BA.4와 BA.5 변종의 등장이 코로나 재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인도 IANS통신 등 외신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연구소의 새 연구를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종인 BA.4와 BA.5가 새롭게 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은 최근 BA.4와 BA.5가 확산하면서 확진자수가 한달 전에 비해 5배가 늘어났다.
툴리오 데 올리비에라 남아공 전염병대응및혁신센터(CERI) 센터장은 트위터를 통해 “BA.4와 BA.5는 다른 오미크론 계통과 구별된다”면서 “남아공 7개 주 외에도 호주, 벨기에,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등 20여 개 국가에서도 변종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이들 변이에 노출될 시 바이러스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생산량이 백신 미접종자는 약 8분의 1, 접종자는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전염병 관련 경고 메시지를 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코로나19를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2년 이상 지속되고 최근 변이의 치명률이 이전 변이보다 낮자 사람들이 경계를 늦추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하고 훨씬 더 치명적인 변이를 생성할 위험이 있다. 비관론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이 같은 가능성은 5%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