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만큼 넉넉한 공간에 경제성도 갖춘 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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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타 보니

유럽이나 미국에서 왜건은 높은 실용성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국내에서 왜건 시장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아니고 세단도 아닌 어정쩡한 디자인으로 내놓는 모델마다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차박(차량 숙박)’ 바람이 불면서 왜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공간성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볼보 왜건 ‘V90 크로스컨트리’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긴 차체다. 전장이 4960mm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옆에 세워져있는 BMW의 ‘X5’(4920mm)보다 길었고,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4980mm)보다 조금 짧았다.

긴 차체로 실내·트렁크 공간 넓어
가솔린 엔진 실연비 13km 넘어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오디오 조작
하부 소음·오르막 주행선 아쉬움

또한 실내공간을 가늠케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 축간거리)도 2941mm로, X5(2975mm)보다는 짧지만 팰리세이드(2900mm)보다는 길었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과 앞좌석과의 거리가 한뼘반 이상 공간이 나온다. 보통 중형차들이 한뼘 정도 공간이 나는 것과 비교해 꽤 여유가 있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했다. 560L로 골프백 3개가 실린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중형 SUV에 버금가는 1526L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시승한 모델은 지난해 10월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추가된 B5 모델로, 최고출력 250마력에 최대토크 35.7kg.m을 갖춘 2.0L 가솔린 엔진에 10kW(약 14마력)와 4.1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48V(볼트)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도 갖췄다.

B6보다 성능이 낮은 모델이지만 출발과 재시동시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약 14마력의 출력이 추가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다만 주행중 다소 오르막이 있는 구간에선 힘이 살짝 부치는 모습이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이중유리 덕분에 풍절음이 거의 없지만 하부소음은 다소 있는 편이다. 사륜구동이어서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로 중앙을 주행하도록 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도 속도계 모양의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곧바로 작동한다.

이번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여주~대구를 거쳐 다시 서울로 오는 코스로 이뤄졌다. 주행거리만 약 700km나 됐다.

V90 크로스컨트리의 복합연비는 L당 10.6km였지만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70% 정도로 다소 높아 실연비는 L당 13.3km까지 나왔다. 주행을 마친 뒤 잔여 주행거리도 80여km가 찍혔다. 연료탱크가 60L인데,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가솔린차로 서울~부산 왕복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최고출력 250마력(추가 15마력)을 내지만 2.0L급 엔진이어서 자동차 세금도 적게 낸다.

이 차는 이처럼 공간성과 경제성이 뛰어나지만 인포테인먼트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바로 볼보차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30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운전시 스티어링휠(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아리아”를 부른뒤 “에어컨 틀어줘”, “SBS 라디오 틀어줘” 등 에어컨이나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운전자의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사용자 취향 기반의 음악 플랫폼 ‘플로(FLO)’도 이용할 수 있다.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V시리즈는 고객과의 계약후 생산에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진행돼 고객 인도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지만 최근 차박과 캠핑 트렌드에다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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