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타 안 나온 ‘한덕수 청문회’… 과반 의석 ‘민주당 허들’이 변수
한동훈 등 낙마용 지렛대 관측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3일 이틀 동안 국회의 인사청문회 무대에 섰다. 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낙마와 직접적으로 연결할 만한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의 공세는 만만치 않았다.
한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김앤장 고문을 지낸 이력 등 이해충돌 의혹과 재산형성 과정, 부인의 그림 판매 등 신상 문제와 함께 검찰개혁, 재정건전성, 최저임금 등 현안 관련 질의가 집중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나 이에 대처하는 자세 등으로 미뤄 총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국민 정서와 눈높이에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어 염려된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 특위 관계자는 “소신과 철학을 못 느꼈다”며 “현재 기준으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지금 요구되는 총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향후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는 다른 국무위원들과는 달리 국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후보자 꼬리표를 뗄 수 있기 때문이다. 과반이 훌쩍 넘는 171석의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이상, 한 후보자가 국무총리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처럼 부정 여론이 계속 높아지면 국민 뜻을 우선 존중하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겠지만 국민 여론이 계속 악화한다면 본인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정호영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민주당이 ‘임명 불가’를 주장하는 후보자 낙마를 위한 지렛대로도 한 후보자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