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산 정상 하루 5시간씩 열린다…개방 시기는 이르면 5월 중
70여 년 만에 개방을 앞둔 부산 해운대구 장산 정상이 이르면 이번 달 중에 시민에게 완전히 열린다. 그동안 공군 부지였던 장산 정상은 안전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하루 다섯 시간씩 개방될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장산 정상 안전시설 설치공사를 오는 10일 준공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공사에서는 장산 정상인 해발 634m 지점에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나무 덱으로 만든 200m 가량 등산로를 설치했다. 다소 가파른 정상을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출입 계단을 만들고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 울타리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정상 중 면적 622㎡에 접근할 수 있다.
정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5시간씩 개방될 예정이다. 관리원 2명이 등산객 안전과 시설 관리를 위해 상시 상주한다. 군사 기밀 보안을 위해 표지석 인근에는 높이 3m 폭 26m가량의 가림막이 설치돼 인근의 공군 시설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정상 주변에는 꽝꽝나무와 은목서, 산철쭉 등도 심었다. 정상 인근에는 간이 화장실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그늘 가림막도 만들었다. 장산 정상은 금정산, 백양산, 옥봉산은 물론이고 해운대와 광안대교 등 해안 도심 경관을 볼 수 있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앞서 해운대구청은 정상에 올 3월 우호교류도시인 경기도 가평군에서 기증받은 돌로 만든 높이 2.4m 최대 폭 1.2m 크기의 표지석을 새로 설치했다. 표지석 앞면에는 ‘장산’, ‘해발고도 634m’, 뒷면에는 해운대구민 설문으로 선정한 ‘바다를 품고 하늘을 꿈꾸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그동안 시민 대부분은 정상의 20m 아래 지점을 정상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실제 장산 정상은 6·25 전쟁 이후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당시 정상에 미군 주둔지가 생겼고, 국군 부대·경찰·소방 등 9개 기관 무선기지국도 설치돼 보안 문제를 이유로 민간인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부산시민들은 2011년 ‘장산 정상 되찾기 시민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결국 지난해 국방부와 완전 개방에 합의했다.
다만 개방 시기는 공군과 협상 중이다. 해운대구청은 앞서 올 초 완전 개방을 결정하면서 개방 시기를 4월로 예상했지만, 현재 공군 측과 마무리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구청은 이르면 이번 달, 늦어도 다음 달 중으로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구청 늘푸른과 관계자는 “현재 공군 측과 개방 합의서 문안을 작성하는 마무리 단계”라면서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는 전국 최초로 구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산 정상을 부산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