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광주 화정아이파크 8개동 모두 철거 후 재시공”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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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고객 신뢰 회복 우선”
지체보상금 3700억 이상 추산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 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 연합뉴스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 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올 1월 공사 중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에 대해 사고발생 건물뿐만 아니라 전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말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던 입주민들에 대해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공사비도 불어나는 등 회사 측은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됐다.

정몽규 HDC 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4개월간 입주예정자와 보상여부를 놓고 논의했는데 사고가 난 201동뿐만 아니라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것이 우리가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초 정 회장은 지난 1월 HDC현산 회장직 사퇴 기자회견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동만 철거하고 나머지 동은 안전진단 후 문제가 있을 경우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일부 지역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시공자 자격이 박탈되거나 참여 배제요구를 받는 등 ‘믿지 못할 회사’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회사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전면 재시공에 따른 공사비와 입주 지연 지체보상금 등을 합하면 3700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화정아이파크 계약자들은 계약금과 중도금 4회차까지 납부해 분양금액의 50%를 냈다. 분양가 5억 4500만 원짜리 201동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2억 7250만 원에 대해 연 6.48% 금리로 입주 지연기간까지 보상금을 받는다.

입주는 본래 올해 11월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전면 재시공으로 크게 늦어진다. 회사 측은 철거후 준공까지 5년 10개월을 예상하고 있다.

현산은 이번 사고 말고 지난해 6월에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8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다. 이번 아이파크 사고로는 이보다 더 센 등록말소 처분까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전면 재시공은 회사 측이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결정을 내려 등록말소 중징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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