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또 올 거예요”… 놀이공원 같은 긴 줄에도 들뜬 동심
제49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고, 아이들의 얼굴에는 봄꽃보다 화사한 웃음꽃이 폈다. ‘부산 어린이날 큰 잔치’가 3년 만에 100% 대면 행사로 돌아왔다. 어린이날 100주년인 이날, 3만여 명의 어린이와 가족들은 행복한 기억을 쌓으며 하루를 보냈다.
5일 오전 10시께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부산일보와 (재)영화의전당이 주최하고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후원하는 ‘제49회 부산 어린이날 큰 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 오승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박명규 파크랜드 대표이사, 김진해 영화의전당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3년 만에 열린 100% 대면 행사
서막 연 저글링 공연부터 함성
게임 유튜버 ‘밍모’ 등장에 절정
“활동적 체험 공간 많아 좋았다”
소방 VR 안전체험 행사 장사진
반려화분 만들며 친환경 체험도
본 행사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어린이들과 가족들은 입장을 위해 영화의전당 앞에서 긴 줄을 이뤘다. 부모의 손을 꼭 잡은 어린이들은 입장 전부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어린이날 큰잔치는 마술, 샌드아트 등의 8개 공연과 49개 체험 행사 등 총 57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그중 본행사의 막을 연 것은 저글링 공연이었다. 공이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갈수록 어린이들의 함성도 커졌다. 아이가 공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목말을 태운 아버지들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고 싶은 어린이들은 빨리 이동하자며 부모를 보채는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올해 행사는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그리는 ‘어린이가 그린(Green) 어린이날’이라는 교육적 주제가 더해졌다. 재활용 소재로 해양 동물 인형 만들기, 페이퍼백 반려 화분 꾸미기 등 환경과 관련된 체험장이 마련됐다. 친환경 반려 화분 만들기에 참여한 박서윤(9·해운대구) 양은 “화분을 원하는 대로 예쁘게 꾸밀 수 있어서 좋았다”며 “친환경 체험을 하면서 앞으로 지구가 아프지 않게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역 유관기관이 참여한 행사들도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해경, 소방 등이 준비한 각종 체험 행사의 긴 대기 줄은 놀이공원을 방불케 했다. 어린이들은 인형 탈을 쓴 경찰, 해경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소방과 소화기를 사용해 물을 뿌려보기도 했다. VR 안전체험 공간은 실감 나면서도 이색적인 교육의 장이었다. 아이들은 은행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요령,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등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상황을 직접 경험했다. 전용준(10·동래구) 군은 “VR 체험을 처음 해 봤는데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실제로 불이 난다면 안전 대피를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공연장 옆 체험장에 준비된 레고 만들기, 에어 스포츠 등 활동적인 체험을 하면서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했다. 야외광장 곳곳에 추억의 옛 놀이를 재현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도 땅따먹기, 제기차기 등 놀이에 참여하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오후 2시께 공연장에 구독자 72만 명이 넘는 게임 유튜버 ‘밍모’가 등장하자 행사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김태윤(11·부산진구) 군은 “밍모도 실제로 만나고 재밌는 공연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내년에도 공연이 열리면 또 오고 싶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부모들도 다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9살 자녀를 둔 이미영(51·수영구) 씨는 “아이들이 에너지가 넘치는데 활동적인 체험 공간이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온 이정학(39·해운대구) 씨도 “처음으로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기분이 좋다”며 “내년에도 다시 찾아와 행복한 추억을 또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