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족 떠나보낸 이들 “정부가 방역 책임져야”
“시간 갈수록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또렷해져”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정부의 근본적인 방역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위중증피해환자보호자모임(이하 모임)은 8일 ‘코로나19 위중증으로 기나긴 고통과 싸워온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께’라는 편지 형태의 입장문을 냈다.
모임은 “‘당신’을 보내며 슬퍼할 틈도 없이 머릿속에는 ‘그때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커다란 물음이 남았다”며 “한때 우리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또렷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정부는 코로나19를 2급 감염병으로 전환하고 격리 의무를 없애는 등 더 많은 것들을 내려놓겠다고 한다”며 “먼저 떠나보낸 당신에게 미안하고, 부디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코로나19는 국가적 재난으로, 방역 실패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재난관리는 방역뿐 아니라 치료와 회복이 우선돼야 하며,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밝혔다.
또 위중증 환자에게 병원 입원을 보장하고 치료 환경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해달라고 전했다. 중환자실과 의료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하며 치료비 전액을 정부가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임은 “오는 10일이면 새 정부가 들어서지만 당선인의 로드맵에도 코로나19 위중증 피해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관련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