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여동생까지 차량 추락 사고로 숨져…혹시 보험금 노렸나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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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경차 추락 사고 구조 현장. 울산해경이 보험 사기 등 혐의를 염두에 두고 이 사고의 생존자를 수사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경차 추락 사고 구조 현장. 울산해경이 보험 사기 등 혐의를 염두에 두고 이 사고의 생존자를 수사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경차가 추락해 40대 여성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친오빠인 40대 남성을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해경은 이 남성의 친아버지도 지난해 이와 비슷하게 강물에 차량이 빠지는 사고로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해경은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 부두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 사고의 생존자인 남성 A(43) 씨를 보험사기 등의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로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기장 동백항 남매 탄 경차 추락 사고

해경, 생존 오빠 보험사기 혐의 수사

지난해 차량 강물 추락 아버지 사망

보험금 수익자 변경 등 의심 정황도


울산해경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 16분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에서 스파크 차량이 바다로 추락했다. 이날 1m 높이 부두에 주차됐던 차량은 전방으로 이동해 바다에 빠졌다. 출동한 소방은 침수된 차량의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 여성 B(40) 씨를 발견했다. 소방은 창문을 부수고 의식을 잃은 B 씨를 구조했다. B 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조수석에 있던 A 씨는 자력으로 탈출했다.

B 씨의 친오빠인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미숙으로 일어난 사고”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경은 CCTV 등을 분석해 사고 직전 두 사람이 자리를 바꿔 운전자가 교체된 점, 조수석 창문이 열려 있는 점, 남매의 보험 이력 등에서 보험금을 노린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했다.

특히 올 2월에는 B 씨 명의의 자동차상해보험 수익자가 친오빠인 A 씨로 변경된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B 씨가 가입한 보험은 총 3개, 보장 한도는 총 6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번 사건에 대해 B 씨의 보험금은 A 씨에게 아직 지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오후 7시께도 부산 강서구 생곡동 둔치 2호교 아래 바닷가에 A 씨와 B 씨가 탄 티볼리 차량이 빠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차량의 앞부분만 빠졌고 이들이 “운전 미숙이었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해 현장에서 철수했다.

경찰은 지난해에는 남매의 아버지도 차량 추락 사고로 숨진 사건에 주목했다. 지난해 7월 15일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 강둑길 경사로에서 A 씨 소유의 모닝 승용차가 강물에 빠졌다.

당시 A 씨는 “아버지와 함께 낚시한 이후 헤어졌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119 구조대는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의 운전석에서 남매의 아버지 C(70대) 씨를 발견했다. 이 사고로 아버지가 가입한 보험에서 1억여 원의 보험금이 자녀 앞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번 사고가 지난해 사고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A 씨를 대상으로 보험사기 혐의와 함께 자살 방조죄 등의 혐의도 살펴보고 있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지난해 C 씨가 숨진 사건과 이번 사건 간에 닮은 점이 많아 현재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알려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처럼 살인·상해로 보험사에 적발된 인원은 2019년 46명, 2020년 72명, 2021년 97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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