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숙 “일하는 구청장” vs 김영욱 “집권여당 원팀”
[부산 기초단체장 후보 - 현장에서 만나다] 부산진구
6·1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부산지역 16개 기초단체장 선거 대진표가 확정됐다. 〈부산일보〉는 모두 8차례에 걸쳐 뜨겁게 달아오른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 현장을 직접 찾아가 ‘동네 일꾼’을 자처하는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의 다짐을 듣는다.
서 “재임 중 다양한 교육 인프라 확충 주력”
지역형 동백전·아동문화공간 조성 등 공약
김 “12년간 시의회 활동 민생정치 전문가”
백양·수정터널 인근 주민 통행료 감면 약속
4년 만에 재격돌
13일 오전 7시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부암교차로. 더불어민주당 서은숙(54) 후보는 ‘구청장은 서은숙’ 피켓을 들고 유세했다. 4년 전 매일 아침 선거운동을 했던 그 장소다. 안면 있는 주민들이 서 후보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오후에는 전포동 주점 골목을 돌며 젊은 직장인들을 만났다.
같은 시각 양정동 하마정교차로. 국민의힘 김영욱(54) 후보가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를 했다. 전날 부암사거리, 개금교차로에 이은 출근길 도로 유세다. 주말에는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등산객들을 만나며 빠지는 곳 없이 골목을 누볐다.
6·1 지방선거 부산진구청장 선거는 서은숙 현 구청장과 김영욱 후보의 ‘리턴 매치’다.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 후보는 50.5% 득표율로 39.44%의 지지율에 그친 김 후보를 따돌렸다. 지난 선거에선 ‘문풍(문재인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지난 3·9 대선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진구에서 57.65%를 득표했다. 이처럼 달라진 정치 지형 속에서 서 후보는 지난 4년간 굳힌 ‘일하는 구청장’ 이미지를, 김 후보는 단단한 집권여당 ‘원팀’을 무기로 내세운다.
부산진구는 부산의 지리적, 문화적 중심지다. 유권자가 31만여 명으로 부산에서 두 번째로 큰 선거구이자, 매 선거 득표율이 부산 전체 득표율과 유사해 민심 바로미터 지역으로도 꼽힌다.
서은숙 “생활밀착형 정책에 전력”
구청장 재선에 도전하는 서 후보는 △부산진구형 동백전 2.0 구축 △하마정∼송상현광장∼시민공원을 잇는 그린라인 △15분 거리 아동복합문화공간 조성을 공약했다. 지난 선거에서 관광쇼핑특구 조성, 범천동 도심철도시설 조기 이전, 신혼희망타운 유치 공약으로 큰 틀의 부산진구 발전을 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생활밀착형 정책에 집중한다.
서 후보는 “정당을 떠나 주민을 위한 진짜 일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지난 4년 부산진구를 큰 틀에서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진구’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그는 “4년간 부산진구 교육예산을 1억 원에서 50억 원까지 확보했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45%나 늘려 마을의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재임 중 마을 맞춤 노인 돌봄 시스템도 갖췄다. 서 후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노인 통합돌봄 서비스를 갖춰 맞춤형으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힘썼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부산진구의 ‘중단 없는 발전’을 호소했다. 그는 “주민들이 지난 4년 ‘일하는 구청장’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는다”며 “재임 중 벌인 생활 인프라 조성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영욱 “어린이대공원을 메타버스공원으로”
부산진구에서 부산시의회 의원으로 3번 당선된 김 후보는 “12년간의 시의회 의정활동으로 ‘민생정치 전문가’가 됐다”며 “지난 4년간 다시 밑바닥부터 샅샅이 누비며 주민들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린이대공원 내 메타버스 활용한 교육·체험 공간 조성 △부산 근대산업역사박물관 조성 △백양터널·수정터널 인근 지역 주민 통행료 감면을 공약했다. 지난 4년 김 후보는 초심으로 돌아가 부산진구를 샅샅이 둘러보며 숨은 공간을 재탄생시킬 방안을 고민했다.
김 후보는 “유동 인구가 줄고 있는 서면을 연령별 테마 거리로 재투자해 상권을 되살리고 ‘어른이 공원’이 되어 버린 어린이대공원을 현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집권여당 ‘원팀’의 힘으로 부산진구의 묵은 숙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여 년간 미뤄진 부암고가도로, 동서고가로 조기 철거를 위해 같은 당인 이헌승(부산진구 을)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서병수(부산진구 갑) 국회의원과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부암고가도로, 동서고가로 조기 철거는 양 구청장 후보의 공통 공약이다.
김 후보는 “현장에서 뛰어 온 소통의 힘으로 민원 청취를 넘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 힘 있는 여당 후보에 주민들이 힘을 실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