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31)·조현수(30) 씨의 조력자 2명이 구속 기소됐다.

16일 인천지검은 범인도피 혐의로 이 씨 등의 지인인 A(32) 씨와 B(31)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한 이 씨와 조 씨에게 범인도피 교사 혐의도 추가했다.

A 씨 등은 지난해 12월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다 잠적한 이 씨와 조 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씨 등이 이 씨와 조 씨에게 경기 고양시의 오피스텔을 빌려 생활하도록 하고, 생활자금과 오피스텔 월세를 합쳐 도피 자금으로 19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A 씨는 이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당시 자신의 집에서 도피 계획을 함께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에서 A 씨 등은 "이 씨와 조 씨의 부탁을 받고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 모(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살해 4개월 전 걍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에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아 살해했을 때 적용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또 공소장에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윤 씨를 상대로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적시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