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해양수산 정책, 추진 속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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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부경대 총장

이달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해양수산 분야의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조승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건 ‘신해양강국 건설’ 정책에 맞추어 ‘도약하는 해양경제, 활력 넘치는 바다 공동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세부 정책 중 국토균형발전의 시각에서 보는 항만 재개발을 통한 새로운 지역 활성화와 해양수산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해양수산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준비이다.

지금까지 해양경제 활동의 중심이 된 항만은 선박 출입과 화물·수산물의 하역 및 보관, 처리 그리고 다양한 해양 친수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유 기능의 한계에 따른 새로운 개념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당초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기간은 2008~2022년으로 컨테이너부두, 여객터미널 등 기존 부두 기능과 달리 워터프런트, 해양문화, 마리나, 크루즈, 국제 해양관광 및 비즈니스 등 신개념 해양경제 활동의 무대이자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한 것이다.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지연되기 일쑤

스마트 양식산업도 디지털 전환 부진

새 정부 ‘신해양강국 건설’ 기대 커져

해수부 장관 강한 추진으로 성과 내야


그런데 사업 마지막 해인 2022년 현재 북항 재개발 구역은 아직도 각종 인프라 조성이 부진해 허허벌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만 재개발사업인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의 성공 여부는 국토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된다. 이 사업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와 함께 부산과 국가의 미래를 지향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새 정부는 사업 추진의 속도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양수산 분야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목표는 스마트화와 같은 생산 효율성의 향상, 비용 절감 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디지털화가 되어 있는 다른 분야와의 연결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수산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산업과 먹거리를 찾아내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항만 분야의 자동화 항만, 자율운항 선박과 함께 수산 분야에서는 스마트 양식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김을 생산하는 업종이 수출산업으로 육성되는 성과를 만들기는 했으나 첨단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연어 양식·수출국인 칠레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연어산업을 육성해 글로벌 산업으로 키운 성공 사례이다. 칠레는 대규모 자동 스마트 양식장 개발 노력을 통해 매년 50억 달러 이상의 연어를 수출하는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재 칠레의 연어 수출 액수는 우리나라 김 수출 금액의 8배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연어의 스마트 양식을 위한 테스트 베드가 해수부와 부산시, 지역 대학, 대기업의 공동 사업으로 부산 기장에서 추진되고 있다. 부산의 스마트 연어 양식은 기존의 지역 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탈 지역화와 글로벌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신개념 양식산업인데도 참여 기관 말고는 그 어떤 기관의 관심도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앞으로 수산 분야에 ‘디지털 수산양식’이라는 새로운 강력한 무기가 개발돼 세계와 경쟁이 가능하도록 요소 기술과 관련 산업의 개발과 함께 인재 양성 시스템까지 갖추어야만 할 것이다.

정부가 디지털 정책을 강조하며 여러 분야에서 추진 중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련 인력 확보, 규제 완화, 정부 지원 등이 더 중요하다. 최근 AI(인공지능) 융합, 디지털 바이오, 블록체인, 메타버스, 클라우드-SW, 디지털 플랫폼, 스마트 팩터링 등 수많은 첨단 신산업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분야는 기업과 대학의 공동 연구, 계약 학과 설립 등으로 인재 양성에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해양수산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 육성을 통한 해양수산 분야 미래 경쟁력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해수부의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이 없어 다른 분야의 인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일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 디지털 분야의 적극적인 인재 양성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금 해양수산 분야는 외부 환경과 세계정세의 급격한 변화 속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기로에 서 있다. 새 정부가 해양수산의 새로운 미래 물결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문제는 정책사업 추진의 속도와 결과이다. 이전처럼 북항 재개발, 민간 선박 투자, 해운 재건, 수산식품 클러스트 구축,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세계수산대학 유치 등 정책이 난무한 가운데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추진 속도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없다. 신임 해수부 장관은 모든 정책 추진에 빠르게 응답할 수 있게 부처 내 시스템을 혁신하고 현장을 진두지휘하여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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