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술 개발 통해 수소·전기차 부품업체로 변신 중
코렌스
지난 1월 부산의 18개 수소산업 관련 기업이 수소동맹을 결성했다. 부산 수소산업 관련 기업이 힘을 합쳐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 해당 산업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다. 부산 수소동맹의 중심에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친환경차 부품업체로 변신 중인 코렌스가 있다.
내연기관 차 부품 사업으로 성장
가솔린 EGR 판매시장 세계 1위
친환경차 부품 개발·투자로 전환
3종류 파워트레인 개발에도 성공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 확정
부산형 일자리 사업 주축 기업
백금 촉매 생산 독자 기술도 보유
수소연료전지 생산 공장 건립
■내연기관에서 수소엔진 ‘도약’
코렌스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로 2002년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인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쿨러 상용화에 성공했고, 수십 건의 특허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기술력으로 해외 굴지의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EGR은 자동차 엔진의 연소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CO2), 매연(PM),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 물질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장치다. 세계적으로 엄격해지는 환경규제 추세에 맞춰 수출도 매년 크게 증가해, 현재 가솔린 EGR 판매에 있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각국은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앞다투어 내연기관 개발 중단을 선언하는 한편 전기차 및 수소차로 대변되는 다양한 친환경차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코렌스 그룹 또한 그동안 내연기관 부품 생산으로 성장하여 왔으나, 최근 수년간 누구보다 앞서 친환경차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부품 개발 및 투자에 힘써왔다.
코렌스 그룹 조용국 회장은 “현재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화석 및 석유 에너지의 탈피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며 “결국 앞으로의 에너지 생태계가 석유 에너지를 탈피해 수소로의 대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직면하게 되고, 기업 역시 어떠한 시각으로 이를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렌스EM의 ‘파워트레인’
코렌스 그룹 산하 기업 중 부산에 위치한 (주)코렌스EM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파워트레인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수소차는 큰 분류에서 전기차에 속할 수 있는데, 전기차의 경우 전기를 연료로 구동 모터를 돌리는 반면 수소차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구동 모터를 돌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양자 모두 전기로 구동 모터를 작동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의 엔진에 해당하는 장치다. 코렌스EM은 독자적인 전용 인버터 기술 개발에 성공하여 최종적으로 100KW, 150KW, 250KW 3종의 파워트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축적된 기술 개발을 통해 현재 국내외 대형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확정하고 양산 준비 중이다.
한편 코렌스이엠은 지난 21년에 선정된 부산형 일자리 사업의 주축 기업이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9만여 평 부지에 20여 협력업체들과 함께 약 7600억 원을 투자해 4300명을 고용하여 2031년까지 구동 유닛 500만 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제조 공정을 ICT로 통합하는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해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또한 꾀하고 있다. 또한 나아가 협력 기업 간에 수·발주, 생산, 재고, 납기 등 전 공정에 걸쳐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한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될 예정이다.
■코렌스알티엑스 ‘백금 촉매’
코렌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충남 계룡의 (주)코렌스알티엑스는 수소 연료전지에 있어 필수적인 백금 촉매 생산 관련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물을 전기분해 하면 양(+)극에서 산소가 생성되고 음(-)극에서 수소가 생성되는데, 반대로 수소를 이용해서 물을 만들면 그 과정에서 전기가 생성된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인 스택(Stack)은 수소 연료전지의 핵심적인 부품이다. 스택의 전극 부분에는 반응을 돕는 촉매가 필수적인데, 그동안 대부분 해외 기업의 제품을 적용해왔다.
코렌스알티엑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소재 전용 전자빔 장치를 이용해 수소연료전지용 백금 촉매 및 백금 합금 촉매의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전자빔 조사 방식의 경우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를 금속 전구체 용액에 조사해 전자를 활성화하고, 강력한 환원력을 가지는 이 전자가 금속이온을 환원시켜 짧은 시간에 균일한 금속 나노입자를 제조한다. 상온에서 제조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입자 크기가 작고 분자 사이 배치가 균일하여 기존 화학적 방식에 비해 공정변수가 적고 반응속도가 빨라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코렌스알티엑스는 지난 2019년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계룡에 수소연료전지 촉매 생산 공장을 짓고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2021년에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케이퓨얼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주)케이퓨얼셀은 독자적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으며, 지속해서 높은 출력의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크게 연료전지 운전장치(BOP) 부분과 전기를 생산하는 스택(Stack), 그리고 이를 통합 조정하는 부분들로 구성된다.
케이퓨얼셀은 스택을 포함한 다양한 연료전지시스템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연료전지 운전장치(BOP)와 관련해 막가습기, 공기차단밸브, 스택압력 조절 밸브, 수소공급 밸브모듈, 이온필터, 워터펌프 등의 부품을 개발했다. 또한 스택을 제어하는 연료전지 제어기(FCU)도 개발, 사실상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대부분의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케이퓨얼셀은 이러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2021년에 이미 10KW, 30 KW급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바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100KW급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에는 200KW 이상의 급을 개발할 계획이다. 10KW 이하는 주로 캠핑카 등 이동형 발전에 사용될 수 있는 용량이며, 수소차 및 건물용 발전기에는 30~100KW급이, 산업 전기 발전에는 200KW 이상의 급이 필요하다. 결국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분야부터 산업 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게 되는 셈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