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의 그늘? 부산 ‘늦깎이’ 대학 신입생 비율 전국 상위권
전국의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2021학년도 일반대·전문대 신입생 중 26세 이상 성인 입학자 비율이 부산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인구의 가파른 하락세 등 급격한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에서 늦깎이 대학 입학자의 비율이 높았다.
23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고등교육기관 학교급별 입학자 연령 현황’에 따르면 2021학년도 일반대 신입생 중 26세 이상 입학자는 8435명으로 2.6%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1년학년도 4105명에 견줘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문대의 경우 2021학년도 26세 이상 신입생은 2만 4398명으로 전체 입학생의 14.6%에 이르며, 10년 전보다 2.4%포인트(P)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26세 이상 일반대 입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8.5%를 기록한 전남이었다. 부산에서는 1597명이 입학해 5.2%를 차지했으며, 전국에서 4번째로 26세 이상 입학생 비율이 높았다. 8개 특별·광역시로 압축할 경우 부산은 광주(6.3%)에 이어 2위였다.
전문대 역시 26세 이상 입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42.8%를 기록했으며, 경북(34.2%)과 강원(23%)이 그 뒤를 이었다. 21.4%의 비율을 나타낸 부산은 충북과 함께 17개 시·도 중 4위였다. 8개 특별·광역시만 비교한다면 부산이 1위이고, 광주(21.3%), 대구(18%)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반면 수도권과 세종의 경우 일반대와 전문대 모두 26세 이상 입학생 비중이 10위권 밖이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새로운 직업을 찾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에 성인이 돼서도 고등교육기관에 다시 입학하는 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26세 이상 신입생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이 한국폴리텍대학 등 기능대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에는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성인 학습자 비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역 대학은 최근 신입생 충원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비롯해 성인 학습자 입학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종로학원은 “학령인구가 줄면서 지방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