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 의사 살해·유기한 40대 여성 단독범으로 기소
공범 특정 안돼, 여성 1명만 재판에 넘겨
살인·사체은닉 혐의…내달 10일 첫 공판
주식 공동 투자자인 50대 남성 의사를 살해한 다음 시신을 밭에 파묻어 유기한 40대 여성(부산일보 4월 21일 자 8면 등 보도)이 기소됐다. 검찰은 조력자 없이 여성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고, 이 여성만 재판에 넘겼다.
24일 부산지법과 부산지검 등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지난 13일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40대 여성 A 씨를 기소했다.
A 씨는 지난달 6일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50대 의사 B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의 한 밭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 날인 7일 B 씨의 가족은 경찰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B 씨의 행적을 좇다 지난달 16일 양산의 한 밭에서 굴착기 작업 사실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 구덩이에서 유기된 B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땅 주인으로부터 “A 씨가 구덩이를 파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A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돈 문제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50대 남성 의사인 B 씨는 A 씨에게 수억 원을 빌려주며 주식에 공동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투자 초기에는 A 씨가 B 씨에게 매월 수백만 원의 수익금을 줬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익금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았고, B 씨가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수익금을 독촉하자 A 씨가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봤다.
A 씨는 지인의 차량을 빌려 B 씨의 시신을 옮기는가 하면, 범행에 앞서 가발을 쓰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기도 했다.
경찰과 검찰은 여성인 A 씨 혼자 살인과 시신 유기, 은폐 등을 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고 조력자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했으나, 공범을 특정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A 씨만 재판에 넘겼다.
부산지법 형사5부는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 40분 이 사건의 첫 공판을 연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