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용 타이어 세계 첫 풀라인업… 한국타이어 ‘아이온’ 출시
설계 단계부터 전기차 특화
소음 저감 기술 등 적용
86개 규격 유럽 출시
세계적인 탄소 중립 열풍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5월 유럽 시장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하며 전기차 시장 잡기에 나섰다.
31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아이온은 승용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버전으로 18인치부터 22인치까지 여름용 23개 규격, 겨울용 40개 규격, 사계절용 23개 규격을 포함해 6개 상품 총 86개 규격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상품으로 유럽에 출시됐다. 세계 최초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 라인업이다. 국내 시장에선 오는 8월부터 6개 상품이 한꺼번에 선보인다.
한국타이어는 그간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Y’와 ‘모델3’ 등 순수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또한 폭스바겐과 ‘ID.4 미국 투어’ 프로젝트를 진행해 가장 긴 주행거리로 기네스 세계 신기록에 오르기도 했다.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3세대(젠3) 경주차가 도입되는 2022/23 시즌부터 전기차 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전기차 맞춤형 기술 개발 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는 차별화된 전기차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축적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온은 설계 단계부터 하이 퍼포먼스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겟으로 연구 개발된 상품이다. 특히 특정 성능을 끌어올리면 다른 성능은 떨어지게 되는 ‘트레이드 오프’ 성능을 극복한 ‘한국 에볼루션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순수 전기 스포츠카 등 고출력 전기차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엔진 사운드가 없어 노면 소음에 민감하다. 아이온은 한국타이어의 소음 저감 기술인 ‘한국 사운드 업소버’를 적용해 주행 중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시켰다.
또한 전기차는 400~500kg의 무거운 배터리가 탑재돼 타이어 하중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전용 타이어는 견고한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아이온은 타이어 측면 강성을 높이는 구조인 ‘EV 컨투어 기술’을 적용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토크에 도달해 급격히 가속되는 전기차는 미끄러짐이나 마모 등으로 타이어에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아이온은 고기능성 폴리머 소재와 친환경 소재·고그립 부여제를 적용하고, 실리카 함량을 높인 ‘차세대 소재 컴파운드’를 넣어 그립력(타이어가 노면을 잡아주는 힘)과 마일리지(타이어 수명) 향상에도 한몫했다.
지난달 25일 트랙 준공식을 가진 아시아 최대의 테스트트랙 한국테크노링은 전기차 타이어에 대한 한국타이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국타이어 이수일 대표는 “전기차 시장에서 리딩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테크노링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