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변성완 “부산 시민과 함께하겠다”… 총선 재기 노리나
6·1 지방선거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부산 더불어민주당이 2024년 총선까지 2년의 시간 동안 무너진 당 지지기반을 정비하고, 보수 일색인 지역 권력의 대안 세력으로 다시 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민주당의 지역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낙선자들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일단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가 이번 선거를 통해 확보한 정치적 입지와 향후 행보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는 편이다. 변 후보는 2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부산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부산에 다시 활력이 넘치고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미래 비전을 준비하기 위해 부산 시민들과 계속 함께하겠다”고 정치 활동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싹쓸이 패배’ 민주당서 역할 주목
“미래 비전 준비”… 정치 계속 시사
“당 어려울 때 희생” 긍정 평가 속
“32% 득표 한계 노출” 회의론도
낙선 구청장·군수 후보 총선 변수
윤석열 평가 등 2년 뒤 상황 관건
변 후보는 불과 1년 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이 압승을 거둔 데다 당의 대선 패배 이후 선거 전망이 극히 암울한 상황에서 시장 선거에 나서 고군분투했다. 당 관계자는 “유력한 후보군이었던 김영춘 전 장관이 정계를 떠나고 현역들마저 손사래를 치는 상황에서 변 후보가 ‘그래도 내가 해보겠다’고 손을 들고 나선 것은 ‘민주당 정신’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2년 뒤 총선이나 4년 뒤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배정고 출신인 변 후보의 총선 출마지역으로 남, 수영, 해운대, 강서, 기장 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대로 박한 평가도 적지 않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려운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한 데다 득표력도 역대 최저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변 후보의 이번 득표율 32.2%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38.1%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이번에 16개 구·군에 출마한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평균 득표율 37.1%보다도 낮다. 부산의 한 야권 인사는 “냉정히 얘기하면 시장 후보의 지원이 일선 구·군 선거에 거의 도움이 못 됐다”며 “변 후보의 존재감에 회의적인 분위기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낙선한 구청장·군수 후보들 상당수도 2년 뒤 총선 출마 가능성이 언급된다. 국민의힘에 비해 인재풀이 약한 민주당으로선 지난 4년 간 현역 단체장으로서 인지도와 조직력, 경험 등을 쌓은 이들 낙선자들이 중요한 인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지역 야권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중앙 부처 등에서 ‘징발’된 인사들보다는 지역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홍순헌(해운대), 서은숙(부산진), 정명희(북), 정미영(금정), 박재범(남), 신상해(사상) 등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부산 야권에서는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등 부산 현역 3인방에 대해서도 이번에 사실상 지역구 선거에 ‘올인’했지만 기초단체장·광역의원에서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 낙선자들이 어떤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두고 있더라도 향배는 향후 2년 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과 여기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쇄신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지방권력을 손에 쥔 정부·여당이 독주해 정권 심판 여론이 거세질 경우 이들 중 상당수는 총선을 통해 체급을 키울 공간이 열리겠지만, 그 때까지 정권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민주당의 자중지란이 이어진다면 이들의 재등판은커녕 어렵게 형성된 지역의 경쟁적 정치 구도마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